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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가구 공룡' 공세도 버텨낸 한샘 해법 눈에 띈다

지난해 말 세계 최대 가구업체인 이케아가 한국 시장에 진출한다고 하자 국내 가구업계는 온통 망하게 됐다며 아우성을 쳤다. 이케아가 진출하는 나라마다 토종업체를 쑥대밭으로 만든다는 걱정이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딴판이었다. 국내 1위 가구업체인 한샘은 오히려 1·4분기에 사상 최대의 매출과 순이익을 달성하는 성과를 올렸다. 증권가에서는 한샘의 성장성과 시장지배력이 뛰어나다며 앞다퉈 목표주가를 높이는 등 호평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한샘은 남들처럼 걱정만 늘어놓기보다 10년 전부터 이케아 침공에 대비해 철저한 준비를 해왔다. 이케아의 저렴한 가격에 맞서기 위해 생산라인을 뜯어고쳐 이케아와 같거나 더 낮은 가격으로 제품을 만들고 해외 납품업체를 발굴하는 등 원가 경쟁력을 꾸준히 높여왔다. 전국에 대형매장을 개설하고 생활용품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는 등 수익 다변화에도 주력했다. 한샘의 이 같은 혁신활동은 가구업계 전반의 경쟁력 향상과 패러다임 변화까지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외국사의 진출이 국내 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역설적인 현상이 빚어진 셈이다.

한샘의 해법은 기득권에 사로잡혀 개방이라면 손사래를 치는 다른 내수업계에도 일침을 놓고 있다. 정부는 경제 활성화를 위해 의료와 금융 등 서비스 산업 개방을 추진하고 있지만 관련업계의 반발에 부딪혀 십수년째 걸음마도 못 떼고 있다. 당장 제주 경제자유구역에 투자개방형 외국병원을 허용한다고 하자 의료계는 파업까지 불사하겠다고 나서는 판국이다. 국내에서 관련법조차 마련되지 못한 원격의료 기술은 중남미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글로벌 경쟁시대에 우물 안 개구리는 설 땅이 없다. 개방과 경쟁을 통해 서비스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높여야만 양질의 서비스가 가능해지고 새로운 성장의 활력도 만들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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