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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재선 확정 직후 곧바로 트위터를 통해 유권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최근 트위터로 군사작전을 생중계하거나 선전포고를 하는 등 '트위터 전쟁'을 벌이고 있다. 전세계 1억4,000만명 이상의 이용자를 확보한 트위터는 이제 전세계를 아우르는 거대한 언론 매체나 다름없다.
이 같은 트위터의 '위력'과 달리, 지난 16일 방문한 트위터의 미국 샌프란시스코 본사는 예상외로 단촐했다. 트위터는 가구 창고로 쓰였던 이 사옥을 개조해 지난 6월 입주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니 곳곳에서 '트위터스러움'이 묻어났다. 식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이면서도 만남의 장소인 카페테리아에는 트위터 특유의 '앳(@)'이나 '해시태그(#)'를 붙인 배너들이 걸려 있었다. 카페테리아에서 문을 열고 나가면 꽤 넓은 개방형 테라스가 이어진다. 트위터의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로서 기자를 맞아준 캐런 위커 디렉터는 "햇살이 좋은 날이면 직원들이 자유롭게 테라스로 나가 등받이 의자에서 일광욕을 하곤 한다"고 귀띔했다. 일하는 방식도 개방형이다. 이 곳에서 만난 한국계 김성후 모바일 프로덕트 매니저는 "최근 워킹 미팅(walking meeting)을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말 그대로 동료들과 아예 회사 밖으로 나가 걸으면서 업무 이야기를 나누는데 "정말 생산적"이라는 게 그의 이야기다. 김 매니저는 "갑갑한 사무실 같은 공간은 중세 수도사들에게나 어울릴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제 전세계 트위터 이용자들은 하루에 400만 건의 트윗을 쏟아낸다. 지난 2009년보다 두 배 늘어난 수치다. 일각에선 트위터가 이런 폭발적인 성장세에 안주해 초심을 잃지 않았느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보다 많은 정보나 광고를 띄울 수 있도록 최근 추가된 '카드' 기능 등이 '140자의 간결함'이라는 트위터의 매력을 반감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김 매니저는 "이용자들에게 노출되는 정보의 양을 조절하는 균형잡기는 물론 중요하다"면서 "트위터는 기본적으로 단순한 서비스이며 이용자들의 의견을 끊임없이 수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성후 매니저와 위커 디렉터는 모두 구글 출신이다. 트위터는 구글과 페이스북 등 동종업계 뿐만 아니라 미디어ㆍ광고업계 등으로부터 인재를 빨아들이고 있다. 위커 디렉터는 "우리는 지금도 채용 중(We are hiring)"이라고 말했다. 김 매니저는 트위터에 합류하고 싶어할 이들을 위해 조언해 달라는 요청에 "트위터는 기술과 인문(Humanities)의 교차점에서 사람들을 이어주는 서비스"라며 "단순한 기술을 넘어선 (서비스의) 인간적인 면모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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