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이 국내외 경기 침체 여파 속에서도 월간 물동량 부문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부산항의 물동량 증가는 인근 중국 항만들의 저가 하역료 공세 등에 당당히 맞선 결과이자 부산항이 동북아 물류 중심항만으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다지는 계기로 평가 받고 있다.
22일 부산항만공사(BPA)에 따르면 부산항의 3월 물동량은 155만6,000TEU(1TEU는 6m짜리 컨테이너 1개)로 지난해 3월보다 4.2% 늘었다. 이는 부산항 역대 월간 물동량으로는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 3월 물동량 가운데 수출입화물은 81만7,000개로 지난해 3월보다 6.2% 증가했고 환적화물은 3.7% 늘어난 73만9,000개에 달했다. 부산항 물동량은 3월의 호조세에 힙입어 올 1ㆍ4분기 전체를 통틀어서도 지난해 동기대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1ㆍ4분기 전체 물동량은 422만TEU로 지난해 동기의 410만TEU보다 12만TEU나 많았다. 환적화물도 올 1ㆍ4분기 동안 205만TEU로 작년 동기보다 6.2%나 증가했다.
이 같은 부산항의 물동량 증가는 유럽 지역의 경제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주요 교역국들의 경기가 서서히 회복되면서 그 동안 감소세를 보이던 수출입 물량이 크게 증가했고 환적화물도 지속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부산항만공사는 분석했다.
특히 BPA가 그 동안 전세계 항만공사 가운데 가장 적극적이라는 평을 들을 만큼 글로벌 선사들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쳐온 것은 물론 중국과 일본의 지방 항만들과 연계, 화주들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를 여는 등 물동량 증대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온 것도 물동량 증가의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부산항만공사는 최근 미국 현지에서 포트세일즈 마케팅을 펼쳐 호응을 얻기도 했다. 부산항만공사가 지난달 14일 미국 최대의 항만이자 물류거점도시인 로스엔젤레스에서 개최한 부산항 설명회에는 세계 20위 글로벌 포워더인 UTi 월드와이드(Worldwide)와 식품기업, 파라마운트 팜즈(Paramount Farms) 등 30여 개사의 물류기업들이 대거 참석해 부산항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이 여파로 부산항에는 최근 세계 최대 컨테이너 선박들도 잇따라 부산항을 찾고 있다. 부산항 신항에는 지난 19일 세계 3위 프랑스 선사인 CMA-CGM 소속 알렉산더(Alexander Von Humboldt)호를 비롯해 오는 29일에는 세계 1위 선사인 머스크 소속 에바 머스크(EBBA MAERSK)호도 부산항 신항 PNC터미널에 입항한다. 부산항 신항에는 올들어 지난달까지 1만3,000TEU급 이상 선박들이 모두 52차례 입항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늘어나는 등 초대형 선박들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임기택 부산항만공사 사장은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유치하기 위해 글로벌 선사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는 한편 10만톤 초과분에 대한 선박 입출항료, 접안료, 정박료 등의 면제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며 "국내외 경기가 다소 불안하더라도 올해 부산항의 목표치인 1,800만TEU를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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