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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쥐 아기'탄생, 방치해서는 안된다
입력1999-03-23 00:00:00
수정
1999.03.23 00:00:00
- 申 正 燮 (사회부 차장)지난주 이탈리아의 한 의사가 무정자증 환자의 미성숙 정자를 쥐의 정소에서 배양, 인공 체외수정을 통해 4명의 아기를 탄생시켰다고 밝혀 전세계에 충격을 던져주었다.
더구나 일본과 한국 등지에서 6명의 여성이 임신중이라는 그의 발표에는 간담이 서늘해질 수 밖에 없다. 「쥐아기」의 탄생, 그것도 남의 나라 일이 아니라 바로 우리 주변서 벌어지고 있다.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물론 이번 「쥐아기」는 충분한 실험을 거치지 않고 임상실험을 했다는 국제적인 비판을 받고 있다. 포천중문의대 차병원 여성의학연구소 정형민(체외수정연구실장)박사는『무정자증 환자의 정원세포를 쥐의 정소에서 배양할 때 정소가 정원세포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과정에서 쥐의 미토콘드리아 등이 정자로 들어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이 경우 질병 감염과 유전자 변형에 따른 기형아 출산 등 예측할 수 없는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 철저한 안전성 검토와 예방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 기술을 직접 사람에게 적용, 아기를 탄생시킨 것은 학문적 입장에서는 있을 수 없다는 비난이 비등하고 있다.
특히 이웃나라인 일본의 돗토리(鳥取)대 연구팀도 이 기술 개발에 참여, 지난 2월에 97년12월부터 1년간 무정자증 외래환자 18명의 정원세포를 새앙쥐와 시궁쥐 18마리의 정소에 이식했다. 그리고 5개월 후 시궁쥐 3마리와 새앙쥐 2마리에서 정상적으로 육성된 정자를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다행히 아직까지 이탈리아 의사의 주장처럼 국내의 쥐아기 임신설은 아직까지 사실로 밝혀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개연성은 충분하다. 얼마전 경희의료원 불임클리닉 연구팀이 성공한 인간세포 배아단계 복제 시도가 큰 논란을 일으켰다. 이어 서울대가 복제송아지 영롱이를 탄생시키더니 이번엔 「쥐아기」탄생 운운하는 뉴스가 잇따른다. 우리도 더 이상 인간복제와 생명윤리 문제는 예삿일로 치부할 수 없다는 반증이다.
이처럼 우리도 유전공학의 남용문제는 「발등의 불」이다. 그럼에도 인간유전자에 대한 연구는 윤리위의 심의를 받도록 하는 「생명공학육성법 개정안」이 국회에 상정됐으나 단한번의 심의도 않은 채 낮잠 자고 있는 실정이다.
국회는 하루빨리 관련법 심의를 서둘러야 한다. 차제에 이 개정안에 시중에 문제가 되고 있는 수입 유전자 조작 동식물의 안전성 규제도 담아야 한다. 현재 수입 농산물의 30%가 유전자 조작에 의해 생산된 것들로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수입 유전자 조작 농산물에 대한 안전성 검사를 의무화 해야 한다. 또 EU국가들 처럼 유전자 조작에 의해 생산된 농산물임의 표기를 의무화,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인류를 에너지 문제에서 영원히 해방시켜 줄 것으로 기대됐던 핵기술은 인류의 멸망을 예고하는 핵폭탄을 잉태했다. 평화적 목적으로 개발한 과학기술이 어떤 불행을 수반하는지 잘 보여준 사례다. 인간생명과 관련된 부분도 마찬가지. 당국은 강제수단 없는 인간복제실험 금지조치를 차제에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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