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 환자 안받고 프로포폴 무차별 투약
정신 나간 의사
조양준기자 mryesandno@sed.co.kr
자료사진= 위기사와 관련 없습니다
유흥업소 종사자 등에게 수면마취제 '프로포폴'을 무차별적으로 놔준 의사들이 무더기로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박성진 부장검사)는 서울 강남 일대 의료기관에서 의료 외의 목적으로 프로포폴을 투약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ㆍ향정)로 통증의학과 전문의 유모(45)씨 등 의사 3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7일 밝혔다. 또 의사와 간호조무사, 프로포폴을 상습적으로 맞은 유흥업소 종업원 등 1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유씨 등 병원장 3명은 2011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각각 205∼360회에 걸쳐 피부·성형외과 시술을 빙자해 유흥업 종사자들에게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형식적으로 지방분해시술(LLD), 카복시 등 의료시술을 하는 것처럼 꾸며 하루에 많게는 10회까지 반복적으로 유흥업소 종사자 등에게 프로포폴을 놔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일과가 끝난 시간이나 휴가철에 병원 문을 닫고 일반 손님은 받지 않은 채 1박2일간 프로포폴 투약만 하는 이른바 '포폴 데이'를 운영하기도 했다.
이들 병원이 원가 수천원에 불과한 프로포폴 10㎖를 무려 10만원씩이나 받고 투약한 탓에 프로포폴에 중독된 유흥업소 종사자들은 한달 수입 2,000만원의 대부분을 프로포폴 맞는 데 쏟아 붓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소된 이중 병원 운영자 경모(38)씨는 과거 병원실장으로 일하며 고객유치를 하던 경험을 살려 2011년부터는 직접 의사를 고용해 병원을 운영하며 프로포폴을 놔주기도 했다.
검찰은 "의약품안심서비스(DUR) 시스템을 통해 프로포폴 투약사실을 전산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빠르게 번져가는 '우유주사'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co.kr
지난해 일명 '우유주사'로 알려진 프로포폴의 압수량이 전년 대비 10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검찰청 강력부는 28일 지난해 단속된 마약류 사범이 9,255명으로 전년(9,174명)보다 0.9% 증가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가운데 2,040명을 구속기소하고 3,44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마약 종류별로는 프로포폴 압수량이 2만202앰플로 전년(2,004앰플)보다 10배 늘었고 신종마약(합성대마) 압수량은 4.7㎏으로 전년(1.1㎏)보다 4배 증가했다.
프로포폴 압수량 증가는 지난 2011년 2월 마약류로 지정된 후 서울 강남 일대를 중심으로 병원과 유흥업소 종사자, 연예인들 사이에서 프로포폴 사용이 급증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 최근 검찰은 경찰ㆍ식약청 합동단속을 통해 병ㆍ의원 74곳, 의사 94명, 간호사 6명 등을 적발, 현재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
신종마약의 압수량 증가는 주한미군의 밀반입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종마약의 구입 경로는 99% 이상이 인터넷 주문을 통해 이뤄졌다.
외국산 마약류의 밀반입량도 35.1㎏으로 전년(22.9㎏)에 비해 53.2% 증가했고 밀반입 루트도 28개국에서 31개국으로 늘어났다.
국가별로는 중국과 동남아ㆍ케냐 등에서 히로뽕이 밀반입되고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주로 대마나 신종마약이 밀수입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마약 밀반입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마약류 범죄에 연루된 조직폭력배는 모두 26개파 45명에 달했다. 검찰은 국내외 폭력조직이 마약청정국가인 한국을 경유지로 활용해 제3국으로 유통시키려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조직폭력배의 활동이 활발해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국제항공편 증설에 따른 화물량 증가로 김포공항에서 압수된 마약이 2011년 108.1g에서 지난해 160.5g으로 48.4% 증가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인천공항 개항으로 2003년 폐지된 마약분실을 다음달 김포공항에 다시 설치하기로 했다.
대검 관계자는"단속된 마약류 사범 분석 결과 신종 마약류 밀반입이 급증했고 마약류 오ㆍ남용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며 "분석된 특이사항에 대해서는 마약류 정책 수립과 수사 과정에서 적극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