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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거센 후폭풍 '후임 지도체제' 혼선
입력2006-06-01 11:22:09
수정
2006.06.01 11:22:09
김근태 최고위원 승계여부 5일 결론<br>'지도부 총사퇴론' vs '김근태 불가피론'
열린우리당이 5.31 지방선거 참패의 후폭풍에 휩싸여 휘청대고 있다.
당 지도부는 "어려울 때일수록 뭉치자"며 발빠르게 당 내부 수습을 꾀하고 나섰지만 이번 선거참패에 따른 심리적 충격파가 워낙 큰 탓에 당 전체가 구심점과 방향감각을 상실한 듯한 대혼돈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당장 사태수습의 첫 단추인 후임 지도체제 정비가 시급한 과제로 부상했다.
당 지도부는 1일 오전 9시부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갖고 후임 지도체제를 포함한 당 수습방안을 논의했으나 최고위원들 사이에 이견이 표출된 끝에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우상호(禹相浩) 대변인은 오전 브리핑에서 "최고위원들이 난상토론을 벌였으나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며 "오는 5일 오후 국회의원-중앙위원 연석회의를 열어 최종결론을 내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우 대변인은 "(후임 지도체제를 놓고) 최고위원들간에 의견차이가 있고 중대한문제는 당내외 의견을 수렴해 결정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 정동영(鄭東泳) 의장은 후임 지도체제로 `김근태(金槿泰) 최고위원 승계' 방안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장 본인은 당 대표로서 선거패배의총체적 책임을 지면서 사퇴하고 그 대신 2.18 전대의 차(次)순위자인 김 최고위원이`비상대권'을 승계하자는 해법을 제시한 것이다.
이는 현상황에서 무작정 당의 사령탑인 최고위원단이 동반사퇴할 경우 `지도부공백' 상태로 인해 당이 심각한 분열과 혼란상태에 빠져들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일종의 `연착륙' 시도로 풀이된다. 정 의장의 한 측근은 "당이 위기에 직면하기는했지만 당이 책임있고 질서있게 수습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정 의장은 31일 밤 김 최고위원과 만나 "당이 표류하는게 바람직하지 않다"며 "내가 십자가를 지고 갈테니 김 최고위원이 당을 이끌어달라"고 의장직승계를 권유했고, 김 최고위원은 "심사숙고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김두관(金斗官) 최고위원도 "원래 선거가 끝나면 지도부 전체가 책임지는 게 원론적이지만 지금 당 상황이 너무 엄중하다"며 "김근태 최고위원이 승계해 당을 운영하는게 맞다고 본다"고 지지의사를 보였다.
그러나 회의에서 김혁규(金爀珪) 최고위원은 김근태 최고위원의 의장직 승계에강한 불만을 표출하며 "지도부 전원이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며 총사퇴론과 비상대책위원회의 구성 방안을 제시했다. 김 최고위원은 "선거에 참패한 당의 지도부가그대로 눌러 앉아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또 하나의 과오"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근태 최고위원은 회의에서 즉각적인 입장표명을 자제한 채 최고위원들의 의견을 들으며 막판까지 심사숙고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김최고위원측의 한 관계자는 "5일까지 숙고하고 고뇌하면서 주변 의견을 듣고 결론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후임 지도체제를 둘러싼 최고위원들간의 이견은 일단 2.18 전대 경선과정에서나타난 계파 또는 후보간 `연대'구도를 밑바닥을 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이는 당 체제정비와 진로설정을 놓고 극심한 내홍에 시달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장 5일 열릴 의원총회-중앙위원 연석회의에서 계파간의 갈등이 공개적으로 수면위에 떠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전반적인 당내 분위기는 `김근태 최고위원 승계'가 가장 현실적 해법이라는 쪽으로 모아지고 있는 분위기다. 우리당의 한 당직자는 "지금 지도부 사퇴후비대위 구성이라는 공식이 먹혀들만한 당 상황이 아니라는데 대체로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며 "지금은 어떤 식으로든 더 큰 분열을 막는데 힘을 쏟아야 할때"라고 말했다.
당내 계파나 그룹들은 당장은 선거패배의 충격 속에서 즉자적 대응을 자제하려는 모습이지만 이날 낮부터 속속 모임을 가지면서 당 수습방향과 당 진로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선거막판 당내 갈등의 뇌관으로 떠올랐던 `민주개혁세력 대연합' 논란은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당초 대연합론에 강력히 반발했던 김두관 최고위원은 "부딪히면 주장하고 싸워야 하죠"라고 하면서도 "하지만 새 체제가 잘 안착될 수 있도록 도와야한다"고 당장공론화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김근태 최고위원도 대연합론이 국민들에게 `정략적 접근'으로 비쳐질 것을 우려해 조기 추진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앞으로 당 체제 정비와 진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대연합론을 둘러싼 당내 갈등이 수면위로 떠오를 것이라는게 당 주변의 지배적인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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