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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극 '경성, 1930'­… 1930년대 예인들의 춤·사랑

24~25일 세종문화회관서


인력거가 거리를 바쁘게 오가고 슈샤인보이는 구두통을 메고 어슬렁거린다. 만병통치약을 파는 익살스러운 약장수와 제법 세련된 옷차림의 신여성도 눈에 띈다. 1930년대 서울 종로의 거리가 무대에서 되살아난다. 무용극 ‘경성, 1930’을 통해서다. 작품의 제작을 맡은 임이조 서울시무용단장은 “요즘 무용이 춤과 음악으로만 줄거리를 표현하려고 하기 때문에 대중의 외면을 받고 있다”며 “대중들이 즐길 수 있는 드라마와 다양한 볼거리를 무대에서 구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는 24~2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막을 올리는 이 작품은 진옥섭의 책 ‘노름마치’를 원작으로 경성 예인들의 춤과 사랑을 다뤘다. 주인공 산홍은 권번(기생들을 훈련하고 관리하는 조합)에 들어가 혹독한 훈련을 거쳐 최고 수준의 예기가 된다. 독립운동조직 황토단의 일원인 형철은 비밀리에 군자금을 대주던 신식클럽 ‘무랑루즈’에 방문했다가 일본순사의 총격으로 부상을 입는다. 산홍은 도망치는 그를 인력거에 태워 숨겨주고 일본 순사들은 황토단원의 뒤를 쫓으며 권번 춤선생의 발표회장을 엉망으로 만든다. 산홍의 스승은 화병으로 숨지고 일본 순사들은 그의 장례식장까지 난입해 닥치는 대로 총을 쏜다. 이 과정에서 스승, 친구, 연인을 모두 잃은 산홍은 슬픔과 비탄을 춤으로 승화시키며 마지막 몸짓을 선보인다. 공연에 등장하는 진혼무 등 전통춤과 1930년대를 복원한 엔카, 스윙재즈 등 다양한 음악도 인상적이다. 연출은 유희성 서울시 뮤지컬단장이 맡고 나선주, 김승애, 신동엽 등 서울시 무용단원이 출연한다. (02)399-17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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