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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지고 주상복합 뜨고
입력2002-11-10 00:00:00
수정
2002.11.10 00:00:00
10·11 부동산대책 한달..아파트 시장동향양도세 강화 조치 한달, 주택시장은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정부가 지난달 11일 발표한 투기지역내 고가주택(6억원 이상)에 대한 양도세 실거래가 부과방침이 '분양권전매ㆍ청약1순위제한'조치와 연쇄작용을 일으키면서 재건축 아파트와 서울 신규분양시장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반면 분양권 전매, 청약제한을 적용받지 않는 주상복합아파트와 인천 동시분양은 최대 활황기를 맞고 있다. 실제로 지난 5일 청약을 마감한 잠실 롯데골드캐슬은 33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10일 접수를 시작하는 인천2차 동시분양에는 견본주택을 방문하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이동중개업자들의 천막도 다시 즐비하게 진을 쳤다. 동문건설 김시환 이사는 "분양권 전매제한조치 등의 제한을 받지 않아 시중부동자금이 인천지역으로 대거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동시분양, 서울ㆍ인천 명암 엇갈려=투기과열지구내 분양권 전매제한과 청약1순위 제한조치로 서울과 인천의 동시분양은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 6일 접수를 마감한 서울 10차 동시분양 1순위 청약경쟁률은 올들어 가장 낮은 18대1에 그쳤다. 역대 최고를 기록했던 지난 서울 7차 동시분양 때의 '103대1'에 비하면 엄청나게 낮아진 것이다.
서울지역이 별볼일 없게 되자 시중의 부동자금은 상대적으로 규제가 없는 인천지역으로 쏠리고 있다. 9개단지 4,336가구를 일반분양하는 인천 2차동시분양의 견본주택은 방문객과 떴다방으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실수요자는 말할 것도 없고 단기차익을 노린 투자자가 대거 몰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인기단지로 분류되는 아파트 모델하우스에는 수십개의 이동천막이 진을 치고 있어, 각종 제한으로 갈 곳을 잃은 부동산 투자자금이 서울을 벗어나 수도권 외곽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1,143가구 일반분양돼 최대 물량을 자랑하는 간석동 금호베스트빌 견본주택 관계자는 "견본주택 개관후 1만명 이상이 방문했다"며 "서울 투지과열지구 지정의 반사이익을 톡톡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주상복합은 뜨고, 재건축은 지고=부동산안정대책 후 주상복합아파트로의 돈쏠림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지난 8월까지 주상복합아파트는 미분양이 속출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으나 분양권전매ㆍ1순위청약 제한, 양도세 강화로 인해 투자자들이 아파트와 재건축을 떠나 주상복합아파트로 몰리고 있다. 여기에 최근 입주를 마친 '타워 팰리스 신드롬'이 더해지면서 청약률과 시세가 급등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5일 청약 마감한 잠실 롯데골드캐슬 80가구에는 2만6,732명이 청약했다. 심지어 10억원을 들고와 100개를 청약하는 등 청약인파가 몰리려 새벽 3시까지 접수를 받아야 하는 진풍경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와는 달리 재건축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개포 시영에 이은 은마아파트 안전진단 신청반려조치와 함께 투기지역내 6억원 이상 양도세 실거래 부과조치로 재건축시장을 그야말로 한겨울이다. 여기에 재건축 아파트값이 상투를 쳤다는 공감대가 확산되면서 수요는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지난 주에 비해 서울 주요 구별 재건축 아파트값 변동률은 강남구 -0.95%, 강동구 -0.94%, 강서구 -0.72%로 4주째 하락하고 있다.
단지별로도 강남구 삼성동 해청아파트는 전평형에서 2,500만원 가량 떨어졌다. 50평형 9억5,000만원, 40평형 8억3,000만원 선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역삼동 개나리4차 57평형과 대치동 은마 31ㆍ34평형도 2주새 2,000만원 하락했다.
◇11ㆍ12월 이사철이 분수령=정부의 부동산시장안정화 조치후 4주째 아파트 값이 하락하고 있지만 본격적인 하락으로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게 업계의 분석. 4주간 하락양상은 정부의 규제와 비수기 시점이 맞물려 나타났다는 것이다. 특히 부동자금이 주상복합아파트와 인천지역에 몰리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호재만 있다면 재반등의 여지가 많다는 것. 이 달 중순 이후 형성될 이사철 매수세가 시세에 어떻게 작용할 지가 앞으로 부동산시장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부동산114의 양해근 팀장은 "본격적인 이사철 매수세가 형성될 이달 중순 후에나 앞으로의 아파트값 양상을 판단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더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건설산업연구원 최윤기 박사는 "내년 이후 입주 물량이 증가한데다 거시경제 불안정, 금리인상 가능성, 가계신용악화 등으로 주택수요심리는 계속 나빠질 것이다"며 "내년 아파트값은 많아야 0.5%정도 오를 것이다"고 예상했다.
이철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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