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워낙 안 좋아 전체적으로 아직 고객이 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휴대폰 구입 의사가 있는 고객 중에서는 갤럭시S6나 S6엣지를 찾는 분들이 많아요"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6와 S6엣지가 출시된 지 일주일이 지난 17~18일 서울시내 휴대폰 대리점과 판매점에는 문의 고객들이 적지 않게 눈에 띄었다. 휴대폰 시장 냉각에 침울했던 유통점들도 기대감에 부푼 모습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휴대폰을 조기 교체하기보다는 2년 약정이 지났거나 휴대폰이 망가져 불가피하게 바꾸려 온 고객들이었다. 30대 직장인 A씨는 "약정이 지난데다 지금 사용 중인 휴대폰 화면이 깨져 바꾸러 나왔다"며 "기왕이면 새로 출시된 갤럭시S6를 구입하고 싶지만 가격이 높아 부담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KT와 LG유플러스는 지난 17일 S6·S6엣지에 대한 보조금을 출시 첫날보다 최대 50% 가까이 올렸다. 고가 요금제 고객은 법정 상한선(33만원)에 육박하는 보조금을 받을 수도 있다. SK텔레콤도 18일 최대 24만8,000원으로 두 배 가까이 올렸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여전히 60만원대에 육박하는 S6와 S6엣지 가격에 부담을 느끼는 기색이 역력했다. 6만원대 요금제에서는 보조금이 10만원대 중반에 불과해 실질 판매가가 60만원을 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좋아 판매 확대 가능성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 테크노마트 매장에서 만난 한 20대 고객은 "아이폰6와 갤럭시S6 중 하나를 구입하려고 들렀는데 갤럭시S6의 디자인이 좋아 구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 매장 직원은 "손님이 늘지는 않았지만 구입 의사가 있는 손님 중에는 아무래도 신제품인 S6·S6엣지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이전에는 손님 10명 중 7명이 아이폰 구입 고객이었다면 지금은 S6·S6엣지 구입 고객이 절반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신촌의 한 매장 직원은 "기종별로는 S6엣지보다 가격이 저렴한 S6, 용량별로는 64기가보다 32기가, 색깔별로는 골드색에 대한 선호가 많다"며 "하지만 공급 물량 측면에서는 'S6엣지32기가 골드' 색상이 가장 적어 눈앞에서 고객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 직원은 "현재 신촌·홍대 일대에서 엣지 골드 색상을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이라고 덧붙였다. 갤럭시S6에 대한 대기수요가 많지만 대부분 골드색상에 몰려 있어 공급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보조금과 선택요금제에 따른 추가 요금할인을 저울질하는 고객도 눈에 띄었다. 최근 이통사들이 보조금을 대폭 인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오는 24일 추가 요금할인율이 현행 12%에서 20%로 오르면 혜택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는 소비자도 적지 않다. 한 매장 직원은 "보조금을 주고 휴대폰을 판매하는 것이 추가 요금할인을 해주는 것보다 리베이트(유통점 수익)가 많다"며 "이통사들이 추가 요금할인보다는 보조금을 주는 쪽을 선호한다"고 털어놓았다. 일부 매장은 추가 요금할인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기도 했다.
휴대폰 대리점과 판매점 점주들은 한결같이 불법 보조금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에 대해 성토했다. 테크노마트 매장의 한 점주는 "경기 불황으로 휴대폰 교체 수요가 확 줄었는데 그나마 수요를 유발하던 보조금마저 없어 손님이 많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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