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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방패 대결' 드디어 시작됐다
입력2009-04-30 16:40:34
수정
2009.04.30 16:40:34
노 전 대통령 수사 본격 시작… 검찰 "盧 할 말 다하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30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에서 본격적인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이에 앞서 노 전 대통령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김해 봉하마을에서 버스를 이용해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에 이날 오후 1시20분께 도착했다.
노 전 대통령은 청사에 들어가기 전 심경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면목없습니다. 다음에 하시죠"라고 짧게 답한 뒤 곧바로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그는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 전해철 전 민정수석과 함께 청사 7층에 있는 이인규 중수부장실에 들러 차를 한잔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수부장은 "이 수사를 국민이 지켜보고 있고 시간이 많지 않으니 진실이 밝혀질 수 있도록 협조 바란다"고 말했으며, 이에 노 전 대통령은 "잘 알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노 전 대통령 일행은 중수부 수사관의 안내 속에 VIP엘리베이터를 타고 11층 특별조사실로 이동, 피의자 신분 조사를 받기 시작했다.
검찰 측에서는 우병우 중수1과장과 조사검사 1명이 조사를 벌이고, 노 전 대통령 측에서는 문 전 실장이 주로 입회하되 '500만 달러' 의혹에 대해서는 전 전 민정수석이 입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직무 관련성'을 따지기 위해 노 전 대통령의 직무와 권한 등을 먼저 조사하고 있으며 노 전 대통령이 재임 중이던 2007년 6월29일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정상문 전 총무비서관을 통해 청와대에 전달한 100만 달러와 지난해 2월 박 회장이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씨에게 송금한 500만 달러 등 600만 달러의 '포괄적 뇌물수수죄'에 관한 사항을 순서에 따라 신문할 계획이다.
조사 과정에서 검사는 "대통령께서는"이라고, 노 전 대통령은 "검사님"이라고 호칭을 부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브리핑에서 "노 전 대통령이 진술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말씀을 잘 하시고, 자기 주장도 잘 하고 계시다"면서 "지금까지 조사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홍 기획관은 또 "전직 대통령께서 조사받기 위해 피의자 신분으로 대검을 방문한 데 대해 국민의 한 사람으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사안의 실체에 대해서는 철저히 규명하고 사건 처리는 법과 원칙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을 재소환하지 않는다는 방침에 따라 최대한 신속하게 신문을 할 계획이지만 조사량이 방대해 본인의 동의를 얻어 밤 10시 이후 심야까지 조사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또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저녁식사 이후 박 회장과 대질신문할 방침이다.
검찰은 조사가 끝나는 대로 노 전 대통령을 곧바로 귀가시킨 뒤 임채진 검찰총장이 검찰 내부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다음 주 중 구속영장 청구 또는 불구속기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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