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에서 시작된 소프트웨어(SW) 온라인 마켓인 ‘앱스토어(App-Store)’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IT산업의 중심이 네트워크와 단말에서 ‘SW’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LG전자가 앱스토어 출시를 선언하면서 올들어 글로벌 휴대폰업체 4개사가 앱스토어 대열에 합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지금까지 앱스토어를 내놓거나 출시하겠다고 발표한 휴대폰업체는 애플과 LG전자를 비롯, 노키아, 삼성전자, 소니애릭슨, 리서치인모션(RIM), 팜(Palm) 등 모두 7개사로 늘었다. 특히 세계 휴대폰 시장을 주름잡는 ‘빅5’ 중에는 미국의 모토롤라를 제외하고 나머지 4개사가 모두 참여했다. 세계 이동통신업체들도 SW온라인 마켓을 속속 개설하고 있다. 오렌지, 보다폰, T모바일, 텔레포니카 등 유럽의 4대 메이저 이동통신사들이 이미 앱스토어 서비스를 위한 출사표를 던졌고 미국의 최대 이통사인 버라이즌 모바일도 참여를 선언했다. AT&T가 애플의 아이폰을 통해 이미 앱스토어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유럽과 미국의 주요 이통사 거의 대부분이 SW장터를 마련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구글, 선 마이크로시스템스 등 비 통신계열 IT업체들까지 가세하면서 시장의 파이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앱스토어라는 파도는 국내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SK텔레콤은 6월말 앱스토어를 위한 시범 서비스를 실시한 후 7월말부터 정식 서비스에 돌입, 100여종에 달하는 거의 모든 휴대폰 이용자들이 SW를 구입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KT 역시 10월부터 스마트폰 이용자를 대상으로 앱스토어 서비스를 시작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앱스토어의 등장은 IT산업의 중심축이 단말기에서 SW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앱스토어에서는 무수한 개발자가 참여, 단말기와 네트워크에서 구현할 수 있는 대부분의 SW를 공급하게 된다. 소비자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기능에 맞는 SW를 선택만 하면 된다. 휴대폰 제조업체는 소프트웨어를 구현할 수 있는 단말기 또는 네트워크 장비와 꼭 필요한 운영체제(OS)만을 공급하면 된다는 것이다. 특히 기업의 입장에서 SW 등에 대한 연구개발 부담 없이 단말이나 네트워크 개발에 전념할 수 있다. 따라서 단말기와 네트워크는 더욱 단순화되는 반면 SW에 대한 수요는 더욱 다변화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애플 아이튠스 스토어의 다운로드건수가 10억건을 돌파했다는 것도 이러한 경향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휴대폰 등은 필수기능과 형태만 갖추고 나머지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기능을 선택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우리나라의 경우 사업자간 협력이 없으면 앱스토어의 경험이 실패로 끝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관계자는 “애플이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했다는 점”이라며 “우리나라처럼 시장이 좁은 경우에는 개발자들이 국내시장과 해외시장을 동시에 겨냥할 수 있도록 사업자끼리 공동전선을 펴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