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노인자살률이 급증하면서 세계적으로 가장 높아졌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지만 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나 대책은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다. 2000~2010년 10년간 80대 자살률은 약 2.5배, 60대와 70대 역시 2배 이상 늘었다.
본지 기획 시리즈 '100세 시대의 그늘, 노인자살'도 지적하고 있지만 가장 심각한 것은 노인자살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이다. 우리 국민의 30%가량은 자살을 개인의 선택에 따른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특히 고령노인의 자살에 대해서는 더 관대한 경향을 보이곤 한다는 것이 전문가의 지적이다. 청년층이나 장년층 자살에 비해서는 덜 비극적이지 않느냐는 인식인 셈이다.
한 사람이 생을 어떻게 마감하느냐 하는 것은 남아 있는 사람들의 삶의 방식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어렵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살다 가는 사람들은 남은 사람들에게도 삶의 소중함과 성실함ㆍ감사ㆍ용서ㆍ화해의 메시지를 던진다. 반면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사람들은 남은 사람들에게 죄책감, 좌절, 분노, 수치심, 인생의 무의미함과 무기력함을 남긴다. 유가족들에게는 평생 씻지 못할 상처다.
전문가들은 자살이 개인의 선택이나 권리가 아니며 자살에 대해 관대한 태도는 지극히 잘못된 것이라고 말한다. 실제 각종 자살예방 활동과 통계가 이를 말해주고 있다. 정신과 병의원, 지역사회 정신보건센터, 지역사회복지관이 있는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의 자살률은 큰 차이가 난다. 자살은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사회 공동의 문제이며 사회가 대처하기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는 증거인 셈이다.
양극화 심화와 노인들의 빈곤층 추락, 가족해체와 노인 1인가구 급증은 앞으로도 노인자살 증가를 부추길 어두운 환경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하기에 달렸다. 정부 및 지자체의 투자와 지원, 이웃의 관심과 배려가 절박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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