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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작대교와 반포대교 사이 올림픽대로변에는 5층짜리 아파트가 길게 자리 잡고 있다. 이른바 '구반포주공'으로 불리는 '반포주공1단지' 아파트다. 지난 1973년 지어진 이 아파트는 3,590가구의 대단지로 반포지구 내에 처음으로 지어진 아파트이기도 하다. 반포주공1단지를 중심으로 한 구반포 지역 아파트 가격이 서울시의 유도정비구역으로 지정된 후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 단지는 건축한 지 30년이 지나 재건축 논의가 무르익은데다 유도정비구역으로 지정되면서 평균 30층 높이로 재건축 추진이 가능해지면서 전반적인 주택거래 침체 속에서도 별다른 흔들림을 보이지 않고 있다. 반포주공1단지 아파트의 경우 72㎡형(이하 공급면적) 아파트가 12억8,500만원에, 138㎡형은 23억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72㎡형은 지난해 초 대비 4억원이나 올랐다. 반포주공1단지 내 1주구(2,120가구)추진위원회 측은 재건축을 진행하게 되면 최소 5,500가구 이상의 아파트를 건축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소형평수 의무비율 규정을 적용하더라고 현재 조합원 2,120명이 모두 대형 주택으로 신청할 수 있어 투자자들의 인기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이 아파트의 재건축 추진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것은 가구 수 제한(1.421배) 규정이 완화됐기 때문이다. 가구 수 제한은 종전 단지 규모의 1.421배 이내에서 일반분양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이 제한이 풀리면서 일반분양 물량이 늘어나고 대규모 단지로 탈바꿈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다. 반포주공1단지 바로 옆의 한신1차 아파트는 이주를 앞두고 있다. 당초 래미안퍼스티지보다 재건축 추진 속도가 빨랐지만 소송에 휘말리면서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이 아파트 92㎡형의 시세는 14억6,500만원, 105㎡형은 18억~19억원, 108㎡형은 19억5,000만~20억원 수준이다. 한신3차 아파트 108㎡형은 11억5,000만원, 경남아파트 105㎡형 역시 11억5,000만원이다. 다만 구반포 일대 아파트는 워낙 가격이 높다 보니 수요층이 한정돼 있다. 가격대가 최고 20억원에 육박하고 있는 가운데 전세가는 3억원선에 불과해 40~50대의 강남권 거주 여유계층 외에는 투자 수요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인근 공인중개사의 한 관계자는 "구반포는 서초구라서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금융규제를 받지만 수요는 꾸준하고 부동산시장의 부침과는 상관없이 돈 있는 사람만 이 지역을 찾아온다"며 "가격도 사상 최고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경남 105㎡형은 지난해 8억원에서 올해 11억1,500만원까지 올랐으며 한신1차 92㎡형은 10억7,000만원에서 14억6,500만원까지 올랐다. 다만 이 지역의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전반적으로 부동산경기가 침체돼 있다 보니 반포 일대 재건축 추진단지 역시 잠시 소강상태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다른 중개업소의 관계자는 "가격이 지칠 줄 모르고 올랐지만 수요층이 한정되다 보니 수요자가 끊기면 결국 가격도 꺾이기 마련"이라며 "다만 재건축 추진 과정에서 가격이 한번 다시 상승할 가능성은 남아 있는 만큼 남들보다 저렴하게 구매하는 것이 투자수익률을 올리는 방법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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