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의 국내 증권사들은 양사의 시너지효과를 기대하며 주가 전망이 밝다고 보는 반면 외국계 증권사는 양사의 합병은 지배구조상의 문제일 뿐 주가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SDI와 제일모직은 합병 발표 하루 만에 상승폭을 반납하며 동반 하락했다.
양사가 합병을 발표한 지난달 31일 삼성SDI는 전 거래일보다 6.62%, 제일모직은 5.75% 올랐지만 이날은 각각 2.8%, 4.04% 하락했다. 합병 이슈로 뜨겁게 달아올랐던 두 회사의 주가가 단 하루 만에 다시 차갑게 식어버린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국내 증권사와 외국계 증권사들이 엇갈린 분석을 내놓으면서 양사 합병으로 인한 시너지효과에 대한 시장의 확신이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이날 국내 증권사들은 20여개의 관련 보고서를 쏟아냈고 모건스탠리·크레디트스위스 등 외국계 증권사들도 발 빠르게 관련 보고서를 발표했지만 내용은 상반됐다.
국내 증권사는 대부분 양사의 합병이 장기적으로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승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두 기업의 합병은 당장 2차전지 소재 내재화로 시너지가 날 것"이라며 "특히 양사의 합병으로 삼성정밀화학에 대한 지분율이 14.6%까지 높아지기 때문에 향후 2차전지 소재 부품 내재화 영역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양사의 실적 추정치를 단순 합산한 2014년 합병법인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0배로 삼성그룹의 장기적인 소재·부품사업 육성 의지 등을 고려하면 저평가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박상현 KTB투자증권 연구원도 "양사의 합병은 단기적인 시너지효과보다는 중장기적인 성장동력 강화 및 원자재 내재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며 "중장기적인 투자 접근을 권한다"고 밝혔다.
반면 외국계 증권사들은 "이번 합병은 시너지보다 지배구조를 해결하기 위한 과정일 뿐"이라며 중립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모건스탠리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삼성그룹이 제일모직에 대한 경영지배권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삼성SDI·제일모직·삼성전자의 수직통합이 단순해지더라도 비용 절감효과는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크레디트스위스도 "현재로선 시너지효과를 내기에 부족하다"며 "2차전지 부문은 미래에 시너지가 날 수 있겠지만 플라스틱과 전자 소재 부문에서는 시너지가 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이번 양사의 합병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중립적'이라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