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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교육열이 높은 학부모들이 브런치(아침 겸 점심식사) 문화를 확산시키며 관련 업계의 신수요를 창출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학교와 학원이 인접한 주택가의 커피전문점과 레스토랑 등에서 오전시간대 매출이 하루 매출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은 20~30%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오전시간대가 상대적으로 한산한 외식업계의 다른 매장과 비교할 때 학교 앞 매장의 오전 매출은 이례적이라 할 만하다.
이에 따라 업체들은 이들 매장을 신메뉴의 테스트마켓으로 활용하거나 지역 사랑방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교육열에 불타는 학부모들을 잡기 위한 '맹모 마케팅'에 돌입했다. 카페베네의 한 관계자는 "맹모들은 누구보다도 트렌드에 민감하고 새로운 정보를 갈구하는 만큼 '걸어다니는 바이럴 마케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이들이 막강한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어 맹모를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부모의 방문이 잦은 CJ푸드빌의 '라뜰리에 뚜레쥬르'의 경우 다른 매장에는 아예 없는 브런치 메뉴를 선보이며 시장의 반응을 살피고 있다. 스타벅스는 트렌드에 민감한 맹모들을 겨냥해 이들 매장을 중심으로 신제품 소개 샘플링을 수시로 전개하고 입소문에 강한 주부들을 대상으로 커피 세미나 등도 마련한다. 큰 아이를 등교시킨 후 작은 아이를 동반하고 오는 주부들이 많다는 점에 착안해 SPC그룹은 최근 학교 인근 커피전문점 등의 매장을 중심으로 유모차 통로 조성 등 인테리어에 힘쓰는가 하면 유아 전용 의자도 준비했다.
과거에도 주부들의 입김이 강하기는 했지만 최근에는 교육 수준이 높은 섬세한 취향의 '젊은 엄마들'이 많아지면서 이들을 겨냥한 마케팅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김상훈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가령 한남동에 있는 레스토랑 세컨드키친의 경우 30대 후반 이상 여성들의 취향을 분석한 메뉴를 내놓는 것으로 유명하다"면서 "예전 주부들은 가격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강했지만 요즘 주부들을 위해서는 취향과 니즈를 반영한 개성 있는 공간과 메뉴를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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