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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老風, 노인문제, 그리고 경제
입력2004-04-06 00:00:00
수정
2004.04.06 00:00:00
풍(風)의 계절이다. 일주일만 지나면 총선이니 그럴 만하다. 여기저기서 바람을 일으키려고 혹은 잠재우려고 애쓴다. 바람의 대부분은 선거와 함께 소멸해버린다.
그런데 그렇지 않을 바람이 하나 있다. 바로 노풍(老風)이다. 어느 당 대표의 실언으로 시작된 노풍은 연구대상이 될 법하다. 정치적 이해득실이 아니라 경제적 관점에서 그렇다. 선거 와중에 튀어나왔지만 노인문제는 우 리 경제를 좌우할 최대변수의 하나다. 누가 부추기지 않아도 언젠가는 갈등이 표출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국민연금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60, 70대 노령층은 대부분 자신이 납부 한 금액보다 훨씬 많은 돈을 수령한다. 이미 9배를 받아간 경우도 있다. 반면 30대 초반부터는 위험하다. 낸 돈조차 타기 어렵다. 기금이 고갈되기 때문이다.
모자라는 돈을 국민세금으로 충당하다 보면 나라살림도 거덜난다. 유럽 각 국이 앞 다퉈 연금개혁에 나서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러나 저항이 따 른다. 연금을 깎자는 데 노령층이 반발하고 나선다. 이탈리아에서는 연금개혁에 반대하는 노인들이 급조한 정당이 정권을 무너뜨린 적도 있다. 젊은 층도 “일방적인 피해를 볼 수 없다”며 갈수록 납부를 기피한다. 국민 연금뿐 아니다. 납세와 복지 모든 면에서 갈등이 필연적으로 발생하게 돼있다.
우리의 현주소는 갈등구조의 초입단계다. 일할 젊은이는 줄어드는데 부양해야 할 노인인구는 늘어만 간다. 대안은 단 한가지다. 파이 전체를 키우는 것이다. 국민총생산 자체가 늘어나면 부양비용을 감당할 수 있다. 마침 앞으로 10년 동안은 인구구조상 황금기를 맞게 된다. 경제활동이 가능한 14~60세 인구가 사상 최대를 기록할 향후 10년 동안 경제를 키우지 못하면 노인인구를 부양하느라 아무것도 못하게 되는 날이 온다는 얘기다.
지금부터 준비해도 늦은 감이 있다. 생산적인 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 러나 현실은 정반대다. 실언이 나오고 꼬투리 잡아 물고 늘어지고…. 최악 의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아무리 선거라도 접어야 할 것은 접어야 한다.자칫 잘못하면 우리 경제와 미래가 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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