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 회원국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이 올해 말 사상 최다 기록을 갈아 치울 것으로 전망된다. 2일 민간경제연구소 등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2,317억3,000만달러를 기록한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이 경상수지 흑자 등의 영향으로 올해 말이면 2,700억달러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정부도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에 이어 외환시장 안정에 따른 한국은행의 달러 유동성 흡수, 운용수익 증가 등으로 외환보유액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존 우리나라의 최대 외환보유액은 2008년 3월 말의 2,642억5,000만달러다. 외환보유액 증가에 가장 크게 기여한 것은 경상수지 흑자. 경상수지는 상품수지 호조로 2월 이후 5개월 연속 흑자를 내면서 상반기에만도 역대 최대인 217억5,000달러에 달했으며 하반기에도 100억~150억달러의 추가 흑자가 예상된다. 정부의 외화유동성 흡수도 외환보유액을 늘리고 있다. 정부는 8월까지 수출입금융과 은행권에 빌려준 외화를 흡수할 예정인데 이에 따라 60억~100억달러가 외환보유액에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외화유동성 확보를 위해 4월 30억달러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을 발행한 데 이어 하반기에도 비슷한 수준의 추가 발행이 예정돼 있다. 여기다 외환보유액 가운데 유로화 등 기타통화 표시 자산의 미국 달러화 환산액이 증가하고 보유외환의 운용수익도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외환보유액이 급속히 늘고 있다. 1월 말 2,017억4,000만달러에서 6월 말 2,317억3,000만달러로 불과 5개월 만에 300억달러나 늘었다. IMF가 주요 62개 회원국의 외환보유액 현황을 조사한 결과 한국의 5월 말 기준 전월 대비 증가액이 무려 142억8,800만달러로 러시아(202억6,650만달러)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러시아의 경우 최근 유가급등으로 외환보유액이 갑자기 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한국의 증가액이 실질적으로는 가장 큰 셈이다. 한국에 이어 5월 말 기준 전월 대비 외환보유액이 크게 증가한 나라는 일본(125억3,900만달러), 홍콩(117억1,200만달러), 독일(112억2,300만달러), 덴마크(107억7,000만달러), 인도(106억400만달러), 프랑스(102억4,100만달러)로 한달 사이 100억달러 넘는 증가액을 기록했다. 반면 노르웨이(-42억6,800만달러), 벨로루시(-3억2,700만달러) 등은 외환보유액이 크게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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