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방폐장 운영 문제가 해결된 데 이어 26일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월성1호기 계속(연장)운전을 승인함으로써 원전 관련 두 가지 난제(難題)가 풀렸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방폐장 문제는 논의 시작 29년 만에, 월성1호기는 한국수력원자력이 인허가를 신청한 지 5년 만이다.
과한 우려보다 전문가 결정 존중 필요
지난 1982년 가동을 시작한 월성1호기는 운영허가기간 30년이 끝난 2012년 11월 가동이 중단됐다. 한수원은 운영허가기간이 3년이나 남은 2009년 12월 계속운전 심사를 신청했다. 정부가 적기에 계속운전을 결정했더라면 2년이 넘는 가동 중단은 없었을 것이다.
원안위가 월성1호기 운영허가기간을 오는 2022년까지 연장했지만 '과연 30년이 넘은 오래된 원전이 안전하겠느냐'고 의심하는 국민들이 아직도 많다. 원전 운영허가기간, 이른바 설계수명은 원전 설계시 안전성과 성능 기준을 만족하면서 운전이 가능한 것으로 설정한 최소한의 기간이다. 기술적 제한 기준은 아니다.
더구나 월성1호기는 계속운전 심사를 받기 위해 약 5,600억원을 들여 주요 부품들을 대거 교체했다니 새 것과 다름이 없다. 자동차도 엔진 등 낡은 부품을 새 것으로 교체하면 운행기간이 연장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현재 전 세계 원전 435기 가운데 47%에 해당하는 204기가 30년 이상 가동되고 있다. 특히 월성1호기와 유사한 세계 중수로형 원전 51기 중 설계수명이 끝난 18기 가운데 경제적·정치적 이유로 가동이 영구 중단된 것은 캐나다의 젠틸리 2호기가 유일하다. 계속운전이 특별하다거나 예외적인 조치는 결코 아니라는 얘기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우리에게 원전에 100% 절대 안전이란 없다는 사실을 일깨워줬다. 물론 후쿠시마 사고의 결정적 원인은 원전 자체의 결함은 아니다. 초대형 쓰나미라는 극단적인 자연재해가 큰 문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수원은 월성1호기 재가동을 위해 후쿠시마 사고까지 교훈으로 삼아 이동형 발전차량을 확보했고 격납건물 여과배기설비와 무전원 수소제거설비 등까지 갖췄다.
원안위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의 전문적인 검증과 지역 주민 및 환경단체까지도 참여한 민간검증단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검증까지 고려해 재가동을 결정했다. 원자력 이용과 안전에 관한 최고 권위의 국제원자력기구(IAEA) 점검까지 통과했음은 물론이다. 이제 우리도 전문가 집단의 이러한 결정을 존중하고 앞으로 안전을 최우선으로 운전하는지를 옆에서 지켜봐야 한다.
철저한 관리·운영으로 신뢰 회복을
한수원은 월성1호기의 계속운전 결정으로 문제가 끝났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앞으로 원전에 대한 국민의 기대 수준이 더욱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차원에서 한수원은 월성1호기뿐 아니라 나머지 원전에 대해서도 보다 철저한 관리와 안전 운영으로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아직도 원전에 대한 국민 불신이 만만찮고 원전에 관해 과학적 사실과 국민들이 인식하는 것과는 여전히 괴리가 크다는 점도 인식해야 한다. 여기에는 한수원의 책임이 크다. 국민들의 오해를 불식시키고 안심시키기 위한 방법은 앞으로 월성1호기를 '안전원전'의 표본으로 삼아 안전하게 운영하는 것 외에 다른 묘책은 없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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