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는 26일 공적자금관리위원회를 열어 우리금융 민영화 방안을 의결한 뒤 처리방안을 공개한다.
정부의 한 핵심 당국자는 이와 관련해 "신한ㆍ하나은행이 지방 점포망이 약하기 때문에 광주ㆍ경남은행 인수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다"면서 "특히 광주은행의 경우 탄탄해 많은 곳이 인수하고 싶어한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이들 지방은행 입장에서도 (피인수 후) 독립경영만 보장해준다면 명망 있는 최고경영자가 오는 데 찬성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광주ㆍ경남은행을 해당 지역 상공회의소가 인수하려는 움직임과 관련해서는 "인수주체를 지역인이 해야 한다는 것도 나름 논리는 있다"면서도 "지역을 위한 인수가 돼야지 지역에 의한 인수가 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지역 상공회의소 등을 중심으로 지방은행을 인수할 경우 자칫 자리 나눠먹기로 흐를 수 있다는 지적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의 또 다른 관계자도 "(지역상의들은 낮은 가격으로 인수하고 싶어할지 몰라도) 지방은행을 흥행 속에서 최고가 원칙으로 판다는 데는 변함이 없다"며 "우리금융의 몸집을 빨리 줄여 배당금을 유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신한이나 하나가 광주ㆍ경남을 나눠 인수하거나 최소한 광주 등 한 곳이라도 인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두 은행은 모두 우리은행 같은 큰 물건을 사기에 벅차기 때문에 지방은행 부분에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에 따라서는 KB금융지주도 지방은행 인수에 관심을 보일 수 있지만 KB는 우리투자증권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이 금융지주사의 역할론에 주목하는 것은 광주나 경남이 금융지주 아래로 들어가면 다른 지방은행에서 인수할 때보다 반발이 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환원 주장에도 어느 정도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흥석 광주상공회의소 회장은 지난 24일 신제윤 금융위원장을 면담하고 광주은행의 지역환원을 위해 지역자본에 우선협상권을 부여해달라고 건의했다. 20일에는 김재경 새누리당 의원 등이 신 위원장과 간담회를 열어 '경남은행 지역환원을 위한 지역민의 건의서'를 전달했다. 그만큼 정치적 부담이 크다. 2010년 병행(분리ㆍ일괄) 매각을 추진했을 때도 정치적 문제와 지방색 때문에 지방은행 분리매각이 무산됐다.
하지만 금융지주사에서 가져가면 이 같은 논란이 수그러들 수 있다. 게다가 광주와 경남은행을 지역상공인들에게 팔려고 해도 금산분리를 감안하면 사실상 어렵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지방은행이라고 해도 은행을 해외자본에 매각할 수는 없는 상황에서 지역에 매각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고 다른 지방은행도 안 된다고 하면 답은 시중은행밖에 없는 셈이다.
현재 우리금융에는 보고와 MBK 등 대형 펀드를 중심으로 한 컨소시엄과 교보생명 등 대형 금융사들이 모두 관심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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