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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재건축 수익성 있나? '거품' 경계령
입력2005-04-10 14:39:54
수정
2005.04.10 14:39:54
연초 상승률, 2002년과 맞먹어 대부분 단지 오를대로 올라 수익성 적어
개발이익환수제를 비롯한 각종 대형 악재에도 불구하고 강남 재건축단지의 시세가 계속 오르고 있다.
상승률로만 보면 집값이 폭등했던 2002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2003년 10.29 대책이전 시세를 회복한 곳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단지별로 차이가 있지만 이미 수익을 낼 수 있는 한계 가격에 다다른 곳이 적지 않다며 `거품'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 재건축 얼마나 올랐나 = 10일 부동산정보제공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들어 4월9일까지 14주간 강남권 재건축단지의 가격 상승률은 강남구 10.59%, 강동구 13.82%, 송파구 17.70%, 서초구 8.20% 등으로 크게 뛰었다.
이는 강남 재건축단지가 도화선이 돼 집값이 폭등했던 2002년과 맞먹는다.
2001년말 대비 2002년 4월초까지의 강남권 재건축단지의 상승률은 강남구 17.32%, 강동구 10.1%, 송파구 14.55%, 서초구 16.89% 등이다.
개발이익환수제를 피하는 단지가 많은 송파구와 강동구는 올해 상승률이 오히려2002년을 웃돌고 있다.
2002년 한해동안 서울 재건축단지 시세는 강남을 중심으로 무려 37.28%나 뛰었으며 집값 폭등은 다른 지역으로까지 파급돼 일반아파트 가격도 27.72%나 상승했다.
강남구 개포주공 1단지 15평형의 경우 작년 연말 4억3천만원 안팎까지 떨어졌던시세가 올 들어 2억원 정도 올라 6억2천만-6억3천만원 정도를 형성하고 있다.
서초구 잠원동 한신5차 35평형도 작년 연말 5억원을 밑돌던 시세가 현재는 6억7천만원까지 올라 10.29 대책 이전 최고 시세(6억2천만원 안팎)를 5천만원 가량 상회하고 있다.
이 밖에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와 강동구 둔촌주공과 고덕주공 등도 올 들어 1억원 이상 시세가 올랐다.
◆ 재건축 왜 급등하나 = 전문가들이나 일선 중개업소 모두 시세 상승을 설명할만한 뚜렷한 호재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연초만 해도 개발이익환수제 연기 가능성, 압구정동 초고층 재건축 추진, 안전진단 절차 간소화 등의 호재가 있었지만 2.17 수도권집값 안정대책 이후 이같은 요인들은 모두 사라졌다.
그럼에도 이처럼 가격이 오르는 것은 우선 매물이 적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로 세금부담 때문에 집을 팔기가 수월치 않은데다 재건축은 조합설립인가 뒤에는 조합원 지분 양도가 금지돼 매물이 제한적이다.
또 양도세 중과를 감수하고 내놓는 물건들은 양도세 부담을 가격에다 전가시켜오히려 호가가 높아지는 경우도 많다.
여기에 경기회복이 가시화되면서 빨리 집을 마련하려는 실수요자들이 `그래도강남'이라는 생각에 재건축단지에 높은 관심을 기울이면서 한건이라도 거래가 되면곧바로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과거와 같이 강남 재건축의 상승세가 다른 지역으로까지 파급될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올 들어 재건축을 제외한 일반아파트값 상승률은 강남구 3.30%, 강동구 1.54%,서초구 2.74%, 송파구 5.25% 등으로 서울 평균(3.58%)과 크게 다르지 않다.
과거 강남권 시장 동향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했던 양천구와 용산구도 각각 2.26%, 3.76% 상승에 그쳤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양도세 중과와 종합부동산세 등의 영향으로 아파트 투자에 대한 매력이 크게 줄어 수요자들이 다른 지역보다는 수익률이 높다고판단되는 강남 재건축으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 "냉정히 따져보면 수익성 거의 없어" = 전문가들은 대부분 재건축단지의 시세가 이미 오를대로 올라 냉정하게 수익성을 따져보지 않고 분위기에 휩쓸려 추격매수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가령 개포주공 1단지를 예로 들어보자.
이 아파트 15평형은 현재 시세가 6억3천만원 정도로 재건축 뒤 41평형이 배정될예정이다.
주변 중개업소들은 이 평형의 추가 분담금이 적게는 3억원, 많게는 5억원 정도로 보고 있어 지금 15평형을 구입한다면 나중에 41평형을 배정받기 위한 투자금은 10억-11억원 정도가 된다.
이는 인근에 내년에 입주하는 도곡동 렉슬 43평형의 분양권 가격(12억-13억원)을 약간 밑도는 수준이다.
물론 개포주공이 단지가 훨씬 크고 실제 분양될 3-4년 뒤 분양가는 렉슬의 현분양권 시세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예상되기는 하지만 개포주공이 개발이익환수제로임대주택을 짓고 소형평형의무비율로 전용면적 25.7평이하 가구를 60% 이상 지어야하는 등의 악재가 있는 점을 감안하면 수익을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또 4-5년간 들여야 할 금융비용도 만만치 않다.
인근 N공인 관계자는 "지금의 법으로 분양한다면 도저히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인데도 정확한 분석없이 오른다니까 관심을 가지는 이들이 적지 않다"면서 "일부는 앞으로 규제가 다소 완화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고밀도지구에 속해 1대 1 재건축을 추진하거나 일반분양분이 거의 없는 중층단지들의 痔暠봉?더 나쁠 것으로 전망된다.
예를 들어 잠원동 한신5차 아파트 35평형의 현 시세는 6억7천만원으로 추가 분담금이 2억5천만원 정도로 예상돼 10억 가까운 자금이 들어가게 된다.
이 아파트는 평형 증가없는 1대 1 재건축을 추진하기 때문에 수 년뒤 35평형의분양가가 10억원은 돼야 겨우 본전을 찾는 셈인데 금융비용 등을 감안하면 수익을내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현도컨설팅 임달호 대표는 "중층 단지들을 비롯한 대부분 강남 재건축 단지들의시세가 너무 과대평가돼 있다"면서 "다 거품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상당수 재건축단지들이 조만간 조정을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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