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구두 브랜드의 영업사원으로 근무하던 김창현(37)씨는 지난해 말 서울 송파구 장지동의 23.1㎡(7평) 점포에 점포비용 포함 총 8,000만원을 들여 치킨전문점 '맘스터치'를 창업했다. 김씨는 "이것저것 다양한 업종들을 살펴봤지만 특별한 조리 기술 없이 큰 돈 들이지 않고 시작할 수 있는 치킨전문점이 가장 적합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치킨전문점은 외식 창업시장의 대표적인 인기 아이템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해 수요층이 넓은데다 특별한 운영 노하우가 필요하지 않고 다른 외식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창업비용이 적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1970년대 후반에서 1980년대 초반 본격적인 치킨시장이 형성된 이후 치킨시장은 연간 5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치킨전문점을 운영하는 가맹점 수만 무려 4만여곳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시장 규모면에서 거의 포화 상태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보통 한 동네에 적게는 4~6군데에서 많게는 10여군데의 치킨전문점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치킨전문점 춘추전국시대= 창업시장의 라이프 사이클이 짧아지면서 치킨 메뉴도 빠른 변천사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BBQ, 멕시카나, 페리카나, 교촌치킨 등 기존 선두 업체들과 차별화를 내세운 프랜차이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먼저 치킨 한 마리 가격에 두 마리를 판매하는 '1+1' 전략을 앞세운 '티바두마리치킨', '호식이두마리치킨', '경아두마리치킨' 등 두마리치킨전문점이 눈길을 꾼다. 저가로 판매를 하더라도 박리다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이색 메뉴를 앞세운 치킨전문점도 주목받고 있다. '맘스터치'는 치킨은 물론 버거, 후렌치후라이, 샐러드 등 패스트푸드형 메뉴를 판매하며 '리치리치'는 치킨 메뉴에 돈후라이드, 돈강정 등 돼지고기 메뉴를 접목했다. 또 '닭잡는 파로'는 돼지고기 보쌈처럼 쌈을 싸서 먹는 '닭쌈' 메뉴를 개발했고 '치킨매니아'는 차가운 상태에서 먹을 수 있게 개발된 상품으로 차별화에 나섰다. 기름에 튀기지 않은 바비큐치킨과 오븐구이치킨 등 '웰빙 치킨'도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훌랄라치킨', '굽네치킨', '핫썬치킨', '본스치킨' 등이 있다. 안정훈 한국창업경영연구소 상무는 "다양한 특징의 브랜드들이 넘쳐 나지만 과거 '찜닭'이나 '불닭'처럼 한 철 아이템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산다사형 구조로 브랜드 선택이 중요= 치킨전문점이 많이 생기기도 하지만 그만큼 퇴출도 이뤄지는 '다산다사형' 구조로 변모하면서 브랜드 선택의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프랜차이즈 본사가 안정적인 물류 유통 시스템을 갖췄는지, 메뉴의 경쟁력이 있는지, 가맹점 지원 및 관리 시스템을 갖췄는지, 창업비용에 거품은 없는지 등을 골고루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배달형으로 할 것인지, 매장형으로 할 것인지도 고려해야 한다. 배달형의 경우 동네 상권의 33㎡(10평) 안팎 점포를 기준으로 점포비 포함해 대략 5,000만원 정도를 예상하면 된다. 매장형은 점포비 포함 1억~1억5,000만원 정도가 소요된다. 입지는 매장형의 경우 버스 정류장이나 지하철역 부근, 사무실 밀집 지역, 대단위 아파트 단지 등이 최적지다. 배달형은 입지가 크게 중요하지는 않지만 가급적 가시성이 높은 점포를 구하는 것이 좋으며 전단지 배포 등 적극적인 홍보 활동이 뒷받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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