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밤(이하 한국시간)부터 미국 루이지애나TPC(파72·7,425야드)에서는 PGA 투어 취리히 클래식(총 상금 690만달러·우승 상금 124만2,000달러)이 열린다. 지난 2012년 PGA 투어에 진출한 노승열은 지난해 이 대회에서 한국인 최연소 PGA 투어 우승 기록을 세웠다. 3라운드까지는 보기가 하나도 없었다. PGA 투어에서 40년 만에 보기 없는 우승이 나올 것인지에 큰 관심이 쏠렸다. 마지막 날 보기 3개가 나와 대기록은 무산됐지만 2타 차 우승은 놓치지 않았다. 세월호 사고 직후여서 모자에 검은색과 노란 리본을 달고 경기한 노승열은 "실의에 빠진 국민에게 좋은 소식을 전하겠다"던 약속을 지켰다. 사고 수습을 위해 5,000만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당시 노승열은 대회 전부터 분위기가 좋았다. 11개 대회 연속 컷 통과로 첫 승에 다가가고 있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주춤하다. 미국 CBS스포츠 선정 올 시즌 유망주 5명에 들었으나 12개 출전 대회에서 톱10이 없다. 1월 현대 토너먼트 공동 11위가 최고 성적. 이후 10개 대회에서 5차례 컷 탈락했다. 20일 끝난 RBC 헤리티지에서도 73-71타를 치고 3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이 사이 세계랭킹은 108위까지 떨어졌다.
아이언샷이 문제다. 2월 AT&T 페블비치에서 마지막으로 그린 적중률 70%를 찍은 후 6개 대회 연속 50~60%대에 머물렀다. 지난해 우승 때 노승열의 평균 그린 적중률은 77.7%(공동 4위)였다. 300야드 장타로 유명한 노승열이지만 2승을 위해서는 아이언샷 감 회복이 필수다.
분위기가 지난해만 못하다지만 노승열에게는 지난해까지는 없었던 경험이 있다. 13일 끝난 생애 첫 마스터스에서 컷오프를 면해 1오버파 공동 38위로 선방했다. 첫날 언더파를 적고 마지막 날에는 벙커 샷 버디를 터뜨리기도 했다. 오거스타내셔널GC에서 얻은 자신감으로 루이지애나TPC를 다시 한 번 정복할 참이다. 한국 선수는 노승열 외에 최경주(45·SK텔레콤), 박성준(29), 이동환(27·CJ오쇼핑), 김민휘(23)가 출전한다. 여자 선수들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코리안 파티'를 벌이는 가운데 남자는 배상문의 지난해 10월 프라이스닷컴 오픈 우승 이후 승전보가 들리지 않고 있다. 박성준이 휴매너 챌린지 준우승 소식을 전한 것도 거의 석 달이 지났다.
이번 대회 우승 후보로는 세계 6위 제이슨 데이(호주)와 7위 더스틴 존슨(미국), 9위 저스틴 로즈(잉글랜드) 등이 꼽힌다. 로즈는 올 시즌 45위 안에 든 적이 없을 정도로 부진에 시달리다 마스터스 공동 2위로 감을 되찾았다. 3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캐딜락 대회에서 우승한 존슨은 마스터스에서 공동 6위에 올랐고 데이는 올 시즌 파4홀 스코어 공동 1위를 마크하고 있다.
최근 17개 대회 연속 컷 통과를 기록 중인 리키 파울러(미국), 허리 수술 뒤 복귀전인 마스터스에서 공동 28위에 오른 스티브 스트리커(미국)도 우승 경쟁을 벌일 후보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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