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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납세자 편의 눈감은 정부
입력2007-08-07 17:16:34
수정
2007.08.07 17:16:34
‘신용카드 한 장이면 모든 소비활동이 OK인 현대사회에서 안 되는 게 하나 있다면’
정답은 바로 ‘세금’이다. 주위 어디에서도 여태껏 소득세 등 국세를 신용카드로 납부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은 없을 것이다.
이처럼 신용카드를 이용해 간편하게 국세를 납부할 수 있도록 허용할지 여부에 대한 문제가 새삼 여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해묵은 정책 과제로 표류해 오던 허용 여부에 대한 정부 결정을 가늠할 수 있는 정책토론회가 오는 10일로 예정되면서 또 다시 설왕설래가 시작된 것이다.
물론 납세자 편의 측면에서 여론은 응당 신용카드 납부 허용을 촉구하고 있다. 당장 수중에 돈이 없는 납세자가 신용카드를 이용해 소득세ㆍ법인세ㆍ 부가세 등 국세를 3개월 할부식으로 부담 없이 납부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는 아직까지도 ‘수수료’를 핑계로 이 문제를 외면하고 있는 분위기다. 납세자의 신용카드 사용액에 따라 붙는 일정 비율의 수수료를 국고에서 부담할 경우 발생할 피해 때문에 신용카드 납부를 선뜻 허용할 수 없다는 이유로 정부는 신용카드 납부 허용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 10일 토론회에 참석할 예정인 재정경제부의 한 고위 인사는 “올해 안에 허용하기는 어렵다. 또 당장 허용한다해도 실제 시행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참여정부 임기내에는 그냥 ‘묻어두고’ 가겠다는 뉘앙스다.
이 같은 발언에는 물론 정부 나름대로의 고충이 녹아 있을 터이다. 지난 2006년말 기준 연간 138조원에 달하는 국세를 신용카드로 납부할 수 있도록 하는 일 자체가 결코 만만치 않은 일이다. 하지만 정부의 걱정과 달리 수수료 부담 문제는 분명 ‘납세 편의’의 대가인 만큼 납세자가 충분히 부담할 수 있다는 사회적 명분이 존재하고 있다.
매년 되풀이되는 신용카드 국세 납부 문제를 만날 때마다 정부가 ‘납세자 편의’라는 초심을 잃고 있는 건 아닌지하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 현금흐름이 여유롭지 않은 서민들에게 정부의 과감한 결정은 상당한 사회적 편익을 가져올 수 있다. 10일 정책토론회에서 정부의 달라진 태도를 기대하는 건 기자 혼자만의 바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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