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증권사 절반 MP 수익률 코스피지수 상승률 밑돌아
1ㆍ4분기 증권사 추천주들의 수익률이 신통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의 절반에 해당하는 증권사의 추천주 주가 상승률이 코스피지수 상승률에 못미쳐 체면을 구겼다.
9일 펀드평가업체인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1ㆍ4분기 증권사 전체 모델포트폴리오(MP) 수익률은 10.38%로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10.31%)을 소폭 웃돌았으나 코스피200지수 상승률(11.97%)보다는 저조했다.
증권사 전체 MP 수익률이란 18개 증권사의 MP에 포함된 모든 종목을 증권사들이 제시한 비중에 맞춰 하나의 포트폴리오로 구성해 측정한 값을 말한다.
조사대상 18개 증권사 중 9개 증권사의 MP 수익률이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밑돌았다. 수익률이 가장 높은 증권사와 가장 낮은 증권사의 MP수익률 격차도 7%포인트 이상 벌어졌다.
증권사 별로는 HMC투자증권이 13.99%로 가장 좋은 성과를 냈고 교보증권(13.69%)과 메리츠종합금융증권(13.90%), 동부증권(12.16%), KTB투자증권(11.98%), 키움증권(11.48%), 우리투자증권(11.10%) 등도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웃도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신영증권(6,76%)과 한국투자증권(6.79%), NH투자증권(6.80%) 등은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증권사별 수익률이 큰 차이를 보인 것은 1ㆍ4분기 증시에서 정보기술(IT)과 조선 등 특정 업종과 대형주 위주의 쏠림이 심화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다운 제로인 연구원은 “HMC투자증권의 경우 1ㆍ4분기 제시 MP를 모두 대형주로만 구성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반면 신영증권은 중형주 비중이 26~35% 수준으로 시장평균(10%)보다 높아 수익률이 저조했다”며 “대형주 위주로 MP를 구성한 증권사들은 수익률이 우수했던 반면 중소형주나 내수주 비중이 높은 증권사들은 낮은 성과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2ㆍ4분기에도 ITㆍ자동차 부문과 삼성전자 등 대형주가 증시를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중국 경기진작책이 본격화되지 않는 이상 업종간 양극화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양극화가 해소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는 있으나 시장에 기대가 반영되기 위해서는 가시적인 모양새가 있어야 한다”며 “중국이 경기 부양책을 본격적으로 내놓아야 철강ㆍ화학주들이 강세를 보여 업종별 쏠림 현상이 해소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 해 들어서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증시 상승을 이끌고 있다”며 “전자를 제외한 나머지 종목에서 반등을 해줘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실적이 돌아설 수 있는 펀드멘털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결국 핵심은 중국 경기 회복에 대한 시그널인데 중국 경기 선행지수가 2ㆍ4분기 내 턴어라운드 할 것으로 보이나 하반기 들어서야 시장에 반영될 것”이라 내다봤다.
이를 반영한 듯 증권사들은 4월 MP에서 ITㆍ자동차 등의 비중을 높이고 화학 등의 비중은 낮춰 잡았다.
우리투자증권은 이달 들어 MP 내 IT 비중을 0.4%포인트 높여 30.9%로 책정했고 자동차 비중도 13.4%로 전달보다 0.8%포인트 올려 잡았다. 반면 산업재는 3.8%포인트 낮춘 11.1%로 조정했다.
한국투자증권은 IT 중 특히 반도체의 투자비중을 3월보다 3%포인트 높은 19.0%로 올려잡았고 화학과 금속ㆍ광물은 각각 6.1%와 5.7%로 0.3%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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