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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 알맹이 없는 만남
입력2011-08-18 16:42:53
수정
2011.08.18 16:42:53
프랑스와 독일 정상이 유럽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났지만 만족할 만한 성과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유로존의 채무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단호한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은 사라졌다.
이번 정상회담은 유럽연합(EU) 외교사에서 하나의 고전적인 사례로 남을 것이다. 발전이란 단 한번의 큰 진전으로 이뤄지든지 아니면 아예 불가능한 것이다. 그런데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유럽의 재정위기 해결을 위한 어떠한 진전도 이뤄내지 못했다.
두 정상이 합의한 몇 가지 결정들은 이번 위기를 해결하는 데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토빈세라고 불리는 금융거래세는 비효율적인 방식으로 작동될 가능성이 크다.
양국 정상은 또 공동 법인세를 도입하기로 합의했고 나머지 EU 국가에도 이를 도입하도록 압박을 가하겠다고 했다. EU 국가들이 공동 법인세를 도입하는 것은 괜찮은 생각이다. 하지만 이는 아일랜드와 같은 EU 내 경제소국에는 결코 좋은 방안이 아니다.
지금은 유로존의 국가부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유럽 정상들이 무엇보다 국정운영의 묘를 발휘해야 할 시점이다. 이런 절박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두 정상은 어떤 의미 있는 합의도 이뤄내지 못했다.
유로존 17개 국가가 오는 2012년 중반까지 균형예산을 헌법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두 정상의 제안은 부차적인 것이다. 재정을 엄격하게 관리하는 것은 효과적일 수 있지만 경기 하강국면에서는 돈을 풀 수 있도록 유연성을 갖춰야 한다. 균형예산에 대한 집착은 EU의 '안정 및 성장에 관한 협약(SGP)'에 대한 오해가 여전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재정흑자와 공공 부채의 건전성은 국가부채 위기를 해결하는 데 효과적인 백신이 될 수 없다. 스페인의 고통스러운 경험이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나온 새로운 제안은 유로존 공동경제위원회를 창설해 매년 두 차례 정례회의를 열기로 했다는 것뿐이다. 이 같은 조치의 성패는 유로존 정상들이 이를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달렸다.
하지만 이번 정상회담에서 나온 어떤 것도 유럽 금융시장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장기적인 안정은 현재의 위험이 끝났을 때에만 가능하다. 단계적인 정책만으로는 지금처럼 혼란스러운 시장에 안정을 가져올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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