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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전박대 당한 이완구

■ 세월호 1년

합동분향소 찾았지만 유족 항의로 되돌아가

김무성·유승민·김문수 등 여당 지도부도 발길 돌려

16일 경기 안산시 단원구에 마련된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를 찾은 이완구(왼쪽) 국무총리가 유가족의 항의로 참배하지 못하고 돌아서기에 앞서 전명선(오른쪽) 가족대책위원장 등 유가족을 향해 고개 숙여 정중히 인사를 하고 있다. /안산=연합뉴스

세월호 참사 1주년을 맞아 16일 경기 안산 정부합동분향소를 찾은 이완구 국무총리가 유족들의 항의로 조문하지 못하고 되돌아갔다.

이날 오전8시50분께 이 총리가 분향소를 찾자 유족들은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 무력화하는 정부시행령 전면 폐기하라" "철저한 진상규명, 온전한 선체 인양, 실종자를 가족 품으로"라는 현수막을 들고 막아섰다. 전명선 4·16가족협의회 대표는 "그동안 정부는 가족들이 원하는 대답을 단 한 차례도 해주지 않았다"며 "특별법 시행령안 폐기와 선체 인양에 대해 원론적인 이야기를 제외하고 총리 소신을 말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 총리는 "유가족의 아픔을 담아 시행령과 관련해선 차관회의를 연기하는 등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선체 인양도 민관으로 구성된 기술 태스크로스(TF)가 공식적인 견해를 내놓은 만큼 가족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다만 "정부의 시행령을 폐기할 수 없고 수정은 할 수 있다"며 "법적 절차를 거쳐 가족들의 의견이 수렴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아울러 "개인적인 생각을 하고 있지만 총리로서 이런 생각을 국민 앞에 말할 수 없는 입장을 이해해달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이 총리의 답변에 대해 한 유족은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 대신 결과물을 가져오라"고 고함을 지르며 들고 있던 피켓을 부수고 자리를 떠났다. 또 다른 유족은 "양파 총리는 물러나라"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 총리는 유족들의 반발이 거세자 "시간을 내서 다시 조문하러 오겠다"며 발길을 돌렸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도 이날 정부합동분향소를 찾았다가 유족들의 항의로 조문하지 못하고 되돌아갔다. 이날 오후1시40분께 김 대표, 유승민 원내대표, 김문수 보수혁신위원장 등 새누리당 지도부가 안산 정부합동분향소를 찾았다. 김 대표 등이 국화 한 송이를 들고 조문 순서를 기다리던 중 유가족 일부가 "당의 정확한 입장을 밝히기 전에는 조문할 수 없다"며 이들 앞을 가로막았다. 5분여간의 승강이 끝에 김 대표 일행은 결국 발길을 돌려 분향소를 나갔다. 김 대표가 분향소에서 화랑유원지 입구까지 걸어가는 300m 구간에서 일부 유족은 "우리 아이가 죽어가는 걸 내 눈앞에서 봤다. 무슨 자격으로 여길 왔느냐"며 돌아가는 김 대표 일행을 향해 소리치며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다.

유족들의 집단 움직임에 10분간 움직이지 못했던 승합차는 의경 등 경찰력이 투입돼 차량을 에워싸 안전을 확보한 뒤에야 간신히 출발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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