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로라가 2대주주인 칼 아이칸 측이 추천한 이사 두자리를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지난달 26일 발표된 모토로라의 휴대폰 사업 분사 작업에 더욱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7일 블룸버그통신은 모토로라가 아이칸측의 추천 이사인 카이스 마이스터와 윌리엄 함브레히트 등 2명에게 이사회 자리를 내주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마이스터는 아이칸 인베스트펀드를 운용하고 있으며, 함브레히트는 WR 함브레히트의 창업자다. 당초 아이칸은 오는 5월 주총 때 이사회 의석 4개 자리를 요구하며 위임장 대결을 펼칠 계획이었지만, 2개 의석에 합의했다. 이날 합의로 아이칸은 그간 모토로라 경영진을 대상으로 제기한 모든 소송을 취하하기로 해 1년간 계속된 아이칸과 모토로라 경영진간 싸움도 끝나게 됐다. 두 명의 신임 이사는 곧바로 모토로라 이사회에 합류, 향후 휴대전화 사업부 분사 등에 아이칸의 입장을 대변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우프만 브라더스의 라이문도 아키볼드 애널리스트는 “이사회가 대주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한 것”이라며 “이사회는 적자를 내고 있는 모토로라 휴대폰 사업부의 해결책을 모색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아이칸은 휴대폰 사업부의 새 최고경영자(CEO)를 찾는 일을 포함해 가급적 이른 시일 내 휴대폰 사업의 분사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최종 목표 시한도 내년으로 잡았다. 휴대폰 사업부의 가치는 메릴린치의 추산에 따르면 적어도 38억달러에 이른다. 현재까지 인도의 최대 가전업체인 비디오콘이 휴대폰 사업부 인수 의사를 밝혔다. 모토로라는 레이저 이후 이렇다 할 후속모델을 만들어내지 못 하면서 매출이 최근 4분기 연속 둔화됐다. 모토로라 전체 매출에서 절반을 차지하는 휴대폰 사업부는 지난해 12억달러의 적자를 냈다. 이 때문에 지난해 12월 당시 에드 젠더 모토로라 CEO는 아이칸과 갈등을 빚은 끝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연초 주당 15~16달러 수준이던 모토로라 주가도 최근 10달러 아래를 밑돌고 있다. 아이칸은 현재 모토로라 지분 6.4%를 확보해 자산관리기업 닷지앤콕스에 이어 2대주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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