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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현종의 경제 프리즘] 네탓이요


[홍현종의 경제 프리즘] 네탓이요 중국의 노동절 연휴 기간 위앤화 절상 여부로 국제 외환시장이 갑론을박(甲論乙駁)하던 지난 주 미 재무부가 눈길 끌 만한 발표 하나를 슬며시 했다. 흑자재정을 유지한 지난 2001년 중단했던 30년 만기 국채 재발행을 추진한다는 뉴스다. 빚으로 빚을 갚는 일. 돌려 막기다. 천하의 미국이 다급하게 돌려 막기 용으로 들고 나온 카드가 바로 장기 국채. 팍스 아메리카의 자존심에 소리도 크게 못 냈지만 미국의 궁여지책은 부시와 그린스펀 등 거물들이 직접 나서 중국을 향해 비난의 화살을 쏜 뒤 외신을 타고 전해졌다. 갑자기 달아오른 위앤화 절상설은 통제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치닫는 빚, 숨이 턱까지 오른 미국내 사정에 대한 해결책으로서 제시된 게 제일 큰 이유다. 이런 상황 속에 심지어 중국과의 향후 전쟁 불가피론 등 살벌한 예측들까지 미 언론에서 심심찮게 비쳐지고 있기도 하다. 매파들은 물론 민간까지 가세하며 미국의 대중(對中) 공세의 강도가 정치 경제 양면에서 70년대 미-중 수교이래 사실상 최고 수위 국면으로 치닫고 있는 형국이다. ▦미국이 목소리를 높이는 것처럼 세계 무역수지 불균형 이른바 글로벌 불균형의 원인이 세계와 맞서고 있는 중국의 통화정책 때문만 일까. 실제 수치로써 이점을 한번 곰곰이 따져보자. 지난해 기준 세계 경상수지 흑자국1ㆍ2위는 일본(1400억 달러)과 독일(900억 달러), 중국은 세번째다. 특히 중국의 경우 일본ㆍ독일에 대해 흑자 규모가 3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있어 불균형에 대한 책임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다만 중국 대미흑자의 경우 지난해 1,620억 달러에 달해 미국 전체 무역적자의 27%나 차지했다. 그러나 이 같은 상황에도 지난해 중국 전체 무역 흑자가 328억 달러에 그쳤다는 사실은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의 무역에서 중국이 오히려 1,300억 달러 적자를 냈음을 의미한다. 이는 결국 세계 무역 불균형의 주범이 중국과 저평가된 위앤화 때문이란 미국 주장의 타당성을 떨어뜨리는 대목이다. 중국도 피해갈 순 없겠지만 국제수지 불균형의 진짜 큰 원인은 능력 이상으로 소비하는 미국의 씀씀이가 출발점이다. 세계 1ㆍ2위 경상수지 흑자국 일본과 독일의 경우는 소비를 그만큼 덜하고 저축을 많이 한 결과로 무역 수지에서 흑자국이 됐음을 미국은 인정해야 한다. ▦위앤화 평가 절상이 미국의 무역 적자를 크게 줄여줄 지의 여부에 관해서도 논란의 여지가 많다. 위앤화 평가 조기 절상 가능성을 낮게 보는 모건 스탠리 앤디 시에의 경우 그 같은 조치가 결국 미국의 수입물가만 올려 오히려 무역적자 확대를 야기할 것이라며 미국의 보호 무역도 자신이 손실을 입을 공허한 협박이란 주장을 펴고 있다. 중국의 수출품에 대한 관세 부과가 위앤화 절상보다 효과적임을 외치는 조셉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를 비롯 로렌스 라우 스탠퍼드대 교수 등도 중국의 수출 둔화가 결과적으로 세계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견해에서 같은 입장이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 통신은 9일 경제 전문가들 사이 위앤 재평가에 대한 회의적 분위기가 점차 확산되며 다른 불공정 변수를 찾으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지난 1985년 플라자 합의 이후 거의 같은 패턴의 책임 떠넘기기가 지금 미국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구촌은 엄청난 대미 무역 흑자로 인해 일본이 걸었던 10년의 가시밭 길을 중국이 답습하게 될 지를 지켜보고 있다. 그리고 그 화살이 중국에 이어 언제라도 한반도를 향할 지도 모를 일이다. 그저 자국만을 생각하는 얼굴 두꺼운 중국, 언제까지라도 교만한 미국, 늘 그랬던 것처럼 국제금융시장에서도 들리는 건 강자의 목소리 뿐이다. hjhong@sed.co.kr 입력시간 : 2005-05-10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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