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비리'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조상준 부장검사)가 정준양(사진) 전 포스코그룹 회장을 오는 3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한다고 1일 밝혔다. 포스코 수사에 착수한 지 6개월 만에 비리 의혹의 최고 윗선을 직접 조사하는 것이다.
최근 정동화 전 포스코건설 부회장 등의 구속영장이 잇따라 기각되면서 포스코 수사 동력이 약해진 가운데 검찰이 정 전 회장 조사를 통해 반전의 기회를 잡을지 눈길이 집중되고 있다.
검찰이 소환조사를 통해 확인할 사항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정 전 회장이 포스코그룹의 플랜트업체 성진지오텍(현 포스코플랜텍)에 대한 부실 인수를 주도했는지다. 포스코는 지난 2010년 3월 성진지오텍 주식 440만주를 시가보다 두 배가량 비싸게 사들였다. 정 전 회장은 당시 성진지오텍 대주주로 개인적인 친분이 있었던 전정도씨에게 특혜를 주기 위해 이 같은 고가매입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회장이 동양종합건설·코스틸 등 포스코의 협력·거래업체에 특혜를 몰아줬는지도 주요 확인 대상이다. 동양종건은 2009년 이후 인도와 인도네시아·브라질 등 포스코의 굵직한 해외사업을 잇따라 수주했는데 검찰은 정 전 회장이 이런 일감 몰아주기 특혜를 주도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코스틸에 정 전 회장의 인척이 고문으로 재직하며 4억원대의 고문료를 챙겼다는 의혹도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그간 "정 전 회장에게 확인할 것이 많다"고 밝혀온 만큼 3일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이는 한편 이후 추가 소환조사도 배제하지 않을 방침이다. 하지만 정 전 회장 재임 당시 '2인자'였던 정 전 부회장과 배성로 전 동양종건 회장의 구속영장이 최근 잇따라 법원에서 기각된 상황이라 정 전 회장 혐의 입증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 때문에 검찰이 정 전 회장 소환조사를 끝으로 포스코 수사를 마무리하고 추석 연휴 전에 수사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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