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로또보다 현명한 재테크 방법 찾아라
입력2003-03-09 00:00:00
수정
2003.03.09 00:00:00
조의준 기자
요즘 직장인들이 많이 꾸는 꿈이 있다. 그림 같은 지중해 해변을 맨발로 딛고 영화에나 나올 법한 빨간 페라리 스포츠카를 몰고 인생을 즐기는 꿈, 혹은 그동안 자신을 괴롭힌 직장 상사에게 통쾌한 복수극을 한 다음 당당하게 사직서를 내미는 꿈이 바로 그것이다.
과거 같으면 망상으로 끝나고 말았을 이런 꿈들이 최근 월급쟁이들에게 조금씩 현실감 있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바로 `로또` 복권 때문이다. `당첨=인생역전`이라는 로또 만의 인생공식은 최고 800억원에 이르렀던 당첨금 만큼이나 삶에 지친 직장인들의 꿈을 크게 부풀려 놓았다.
그러나 냉정히 바라보면 45개의 숫자 가운데 6개의 숫자를 모두 맞출 가능성은 814만분의 1이라는 터무니 없는 확률로 내려간다. 20대에 걸쳐 자식들이 대대로 벼락을 맞을 수 있는 확률과 비슷하단다. 과연 이런 로또에 돈을 투자하는 일이 현명한 일일까? 그걸 알지만 한 주를 행복하게 보낼 수 있다는 이유로 로또를 사는 것이 변명이 될 수 있을까? 로또와 재테크, 우열을 한 번 가려보자.
◇청약저축, 로또보다 당첨확률 1,000배나 높다=여전히 우리나라의 가장 좋은 재테크수단은 부동산이다. 최근 부동산 경기가 하강하고 있기는 하지만 아파트 신규분양을 받는 만큼 높은 수익율을 올릴 수 있는 수단은 아직 없다.
로또 열풍이 극에 달했던 지난 11회차의 2등 당첨자 236명의 당첨금액은 4,813만원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초 서울이나 수도권의 웬만한 지역의 집값 상승액은 로또 복권 2등 당첨자의 수익을 넘어선다. 잠실 등 일부 재개발 지역에서는 최고 3배까지 집값이 치솟아 수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은 사람들도 부지기수였다. 2002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집값의 최고 8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었으니 자기돈은 거의 들이지도 않고도 로또 당첨되는 것보다 높은 수익을 올린 셈이다.
가장 중요한 점은 로또의 2등 당첨 확률보다 청약저축을 통해 아파트를 분양 받을 수 있는 확률이 1,000배 이상 높다는 것이다. 목 좋은 곳의 아파트 청약경쟁률이 평균 100대 1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로또 2등 당첨확률 18만대 1과 비교해볼 때 당첨확률이 훨씬 높다. 경쟁이 심한 아파트의 경우 국민주택규모에서도 프리미엄이 즉석에서만 5,000만원 이상 붙어 수익률도 로또보다 낫다.
여기서 명확해진다. 로또를 살 돈으로 차라리 주택청약저축을 들어 아파트 분양권쪽에 승부를 거는 것이 비슷한 수익률에도 불구하고 훨씬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차라리 주식을 사라=최근 신문과 방송에는 로또를 사려고 카드빚을 얻은 사람, 심지어 공금을 횡령해서까지 로또를 수천만원 어치를 산 사람까지 가지 각색의 사람들이 등장하고 있다. 그들은 814만분의 1이라는 숫자에 인생을 걸었고 그 대가로 엄청난 빚에 눌리게 됐거나 심지어 감옥행을 택한 사람도 있다.
그러나 조금 현명한 사람들이라면 빚을 얻어 로또를 사는 것보다 차라리 빚을 얻어 주식을 하는 것이 더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주식은 스스로 연구하고 저평가된 종목을 보유해 기다릴 수만 있다면 성공 확률은 로또와 비교할 수도 없을 정도로 높아진다. `정보`에 꼭 기대지 않더라도 참을성만 있다면 충분히 돈을 벌 수 있다. 특히 최근처럼 주가가 끝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을 때에는 시점만 잘 잡아 들어가면 몇 배의 수익도 거둘 수 있다.
최근의 주가하락으로 우량주들도 로또 몇 번 할 돈이면 살 수 있을 만큼 가격이 싸진 것들이 있다. 예를들어 현대자동차의 경우 2만원대 초반까지 내려왔고 삼성테크윈과 같은 알짜기업의 주가도 5,000원대 초반에 머물고 있다. 이밖에도 많은 우량 상장기업들 가운데도 주가가 1만원대 내외로 내려앉은 주식들이 많다. 운만 좋으면 중간배당이라는 보너스까지 챙길 수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주식은 로또만큼 짜릿한 맛이 없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은 주식을 모르고 하는 말이다. 주식은 하루에도 수백만주씩 거래되고 가격도 시시각각 변한다. 주식시세표를 보고 있으면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르겠다는 사람도 있고 보유하고 있던 주식이 갑작스러운 상한가를 치자 심장마비를 일으킨 사람도 있다. 로또는 일주일에 한 번 아드레날린을 분비시킬 뿐이지만 주식은 엔도르핀과 아드레날린을 하루에도 몇 번씩 번갈아가며 분비시킨다. 따라서 주식과의 승부에서도 로또는 질 수 밖에 없다.
미국의 유명한 투자자 워렌 버펫에게는 이런 일화가 있다. 골프장에서 한 CEO가 버펫에게 홀인원을 하면 1만 달러를 줄 테니 2달러를 걸라고 제안했다. 재미로라도 한 번 할 수 있었지만 버펫은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아무리 게임이라도 희박한 확률에 걸 돈은 없다는 것이다. 물론 2달러는 햄버거 하나 값에도 미치지 못하는 작은 돈이다. 그러나 버펫은 `2달러를 소중하게 생각지 않는 사람은 1만 달러를 가져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
로또에 당첨된 사람 중에 행복한 여생을 보낸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한다. 돈으로 인한 행복은 노력한 자만이 얻을 수 있는 특권이다. 로또보다는 조금 더 현명한 재테크 수단을 고안해 보는 것이 부자가 되는 훨씬 빠른 지름길이다.
(참고:네이트 닷컴 재테크 사이트)
<조의준기자 joyjune@sed.co.kr>
오늘의 핫토픽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