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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법과 원칙' 정부의 솔선수범에 달렸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신년사에서 “새해를 법과 질서를 바로 지키는 선진화의 원년으로 삼아 세계 일류국가 만들기에 나서자”고 제안했다. 대통령 당선인의 지적이 아니라도 우리 사회의 무질서와 탈법ㆍ편법은 위험수위에 이르렀다. 우리는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에 이르는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했다. 그러나 경제만으로 선진국이 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 사회에서는 집단이기적인 ‘떼법’, 정체불명의 ‘국민정서법’이 실정법보다 더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가령 교통사고가 나면 법률에 따라 처리하면 될 터인데 도로에 차를 세워둔 채 언쟁을 벌이며 남들의 불편은 아랑곳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중요한 것은 우리 사회에 이처럼 법과 원칙을 지키지 않고 큰 소리부터 치고 보는 고성불패(高聲不敗)의 후진적 의식과 행태가 기승을 부리는 근본원인이 공공 부문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이다. 최근 한국행정학회가 발표한 국가기관 신뢰도조사에서는 정부와 공무원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얼마나 뿌리깊게 박혀 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조사 결과 행정부와 국회를 신뢰한다는 대답은 겨우 33%와 18%밖에 되지 않았다. 공권력을 상징하는 사법부에 대한 신뢰도도 48%에 그쳤다. 공정성과 객관성을 생명으로 하는 사법부마저 국민들의 믿음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공무원들에 대한 인식은 더욱 한심하다. 대다수 국민들은 공직자들이 ‘소수 특권층을 위해 일하고 거의 법을 지키지 않으며 대부분 부패했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 부문의 무원칙한 인사와 도덕적 해이, 고질적인 예산낭비, 쉴 새 없이 터지는 각종 비리와 부조리를 방치하면서 국민에게 법과 원칙을 강요하는 꼴이니 주객이 전도된 셈이다. 국가기관에 대한 불신은 ‘법대로 하면 손해’라는 그릇된 인식을 낳게 한 근본 원인이다. 법질서가 바로 서지 않고서는 선진사회 진입도, 경제성장 달성도 어렵다. 이 당선인은 “법질서 준수는 국가도, 국민도, 대통령도 예외일 수 없다”며 스스로 솔선수범할 것임을 다짐했다. 새 정부에서는 법과 원칙이 바로 서 나라의 기강이 제대로 잡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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