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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마트, 슈마커, 레스모아 등 3사가 주름잡아온 슈즈멀티숍 시장이 재편될 전망이다. 대형사들이 슈즈 멀티숍에 속속 진출하는데 이어 국내 인기 브랜드의 해외 본사가 직진출로 전환하면서 멀티숍들의 독점 브랜드(PB) 경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2002년 국내 처음 선보인 슈즈멀티숍은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가 몇 년 전부터 ABC마트, 슈마커, 레스모아, 풋락커 등 몇 개 전문업체가 시장을 장악했다. 하지만 올 들어 이랜드와 이마트가 이 시장에 동참하면서 기존 강자들이 '나눠먹던' 슈즈멀티숍 시장에 새로운 강자들의 도전이 거세지고 있다.
슈즈멀티숍 시장은 지난해 8,000억원에 이어 올해 1조원을 눈 앞에 두는 등 매년 20%이상 성장하고 있다. ABC마트가 3,000억원 대로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슈마커와 레스모아가 각각 1,000억원 수준으로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이랜드는 지난 5월'폴더' 론칭 후 연말까지 전국 5개 매장에서 1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슈즈 시장의 큰 손인 20대만을 주요 타깃으로 겨냥해 품목, 디스플레이 등을 20대 감성에 맞게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팔라디움 등 현재 4~5개 독점 브랜드를 포함해 70여개 브랜드를 확보하고 있다. 이랜드 관계자는 "다른 슈즈멀티숍은 10~40대까지 타깃층이 넓지만 신발을 패션으로 여기는 20대에 어필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지금 같은 추세라면 내년 500억 원, 2015년에는 100개 매장 3,000억 원 매출 달성이 무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가 최근 론칭한 미국 슈즈멀티숍 브랜드 '페이리스' 도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페이리스는 전국에 포진된 이마트 점포들에 '숍인숍' 형태로, 서울 명동 등 주요 상권에는 로드숍으로 입점돼 기존 슈즈멀티숍을 협공한다는 방침이다. 이마트 페이리스는 월계점 1호점에 이어 서울 은평점, 가양점에 입점시키고 다음달 14일 명동에 로드숍 1호점을 선보일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유통망을 갖춘 이마트의 진출이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슈즈멀티숍 시장은 고객층이 선호하는 독점 브랜드를 확보해 차별화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EXR코리아도 슈즈멀티숍 진출을 위해 시장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더욱이 최근에는 수입 브랜드 본사의 한국 직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슈즈멀티숍들의 독점 브랜드의 변화도 예고되고 있다.
특히 최근 반스, 노스페이스 등을 전개하는 미국의 VF사는 반스의 국내 직진출을 선언해 반스의 독점 판매로 성장해온 ABC마트로서는 신규 독점 브랜드 확보가 시급한 실정이다. 당분간은 반스를 ABC마트 내 숍인숍 형태로 전개할 방침이지만 반스의 로드숍이 더욱 확대되면 품목 수와 스타일 경쟁에서 로드숍을 상대하기 버거울 것이기 때문이다.
올해 1,4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는 금강제화의 '레스모아' 역시 VF사가 내년에자체 브랜드인 '팀버랜드'를 직진출시키기로 함에 따라 팀버랜드를 포기하고 자체 개발한 '로버스'에 전념하기로 했다. 아울러 금강제화는 레스모아 명동점을 스프리스 명동 중앙점과 합쳐 내년에 새로운 멀티숍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 애플 디바이스숍인 '프리스비'처럼 고객들이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콘셉트라는 전언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업체들이 이미 명동에 다수 포진해 있는데다 신규업체들도 명동 진출을 우선순위로 두고 있어 명동이 슈즈멀티숍 업계의 정면 승부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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