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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자
입력2004-04-06 00:00:00
수정
2004.04.06 00:00:00
지난해 우리는 무역 부문에서 대단한 업적을 이뤘다. 수출이 1,943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 침체의 늪에 빠진 내수를 커버하며 경제 전반을 견인했다. 올해 들어서도 수출은 지난 2월까지 40%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3월에도 호조세가 이어졌다.
이런 좋은 성과는 무역업계의 시장개척 노력 덕택이다. 하지만 ‘잘나갈 때 조심하라’는 말처럼 지난해, 또 연초에 수출이 잘된다고 해서 낙관 무 드에 젖어 있을 수만은 없다.
물론 올해 세계경제에 대한 전문가들의 시각은 꽤 밝다. 세계 GDP 성장률이 지난해 3.2%에서 올해는 4.1%로 높아졌고 교역 증가율 역시 4%에서 9%로 크게 확대되는 등 긍정적인 전망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이라크 사태의 여파로 연초부터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했던 것처럼 해가 바뀌면서 촉발된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세는 중장기적으로 내수는 물론 수출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 확실하다. 당 1,400원을 상회하는 휘발유값은 유가 급등세의 위력을 피부로 느끼게 한다. 주요 시장인 개발도상국의 수입규제 증가, 위앤화 평가절상에 따른 환율하락 가능 성, 중국과의 경쟁심화 등 다른 부정적 요인도 엄존한다.
중요한 것은 대내외 변수에 크게 흔들리지 않도록 우리 스스로 준비하고 역량을 키우는 것이다.
본격적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선 이래 거의 매년 무역적자를 반복하다가98년부터 흑자로 반전된 무역구조를 반석 위에 올려놓기 위해서는 문제점을 개선하는 데서 한발 나아가 보다 고차원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국가 이미지를 점진적으로 끌어올리는 일은 매우 시급하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통해 우리는 국가 이미지의 중요성을 새삼 절감했다 . ‘코리아’ 브랜드가 지구촌 사회에 널리 퍼지면서 상품 브랜드 또한 성 가를 더할 수 있었다. 대표적인 한국통인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 대사의 “한국 사람들은 자신들이 이룩한 경제ㆍ산업적 성과와 가치를 국제사회에 홍보하는 데 익숙하지 않다”는 지적을 되새겨야 한다.
총리실 산하 국가이미지제고위원회와 주요 부처, 해외홍보원ㆍ재외공관 등 이 산발적으로 담당하고 있는 관련 업무를 일원화하고 민간의 참여를 촉진 해야 한다.
수출채산성 개선에도 전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지난해 10월 무역협회가 1,000개 수출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채산성이 악화될 것으로 보는 업체가 전체의 64.8%로 호전 전망을 내놓은 업체보다 3배 이상 많았다. 수출기업의 채산성 악화를 막기 위해서는 노사안정이 필수다. 중국은말할 것도 없고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우리보다 기술은 앞서면서도 인건비는 3분의1 수준인 인도를 감안하면 노사가 협상테이블에서 고민해야 할부분이 무엇인지 금세 드러난다. 특히 2002년 우리나라의 부가가치 대비 임금상승률을 나타내는 생산비용지수가 23.9를 기록, 한 자릿수를 기록한멕시코와 중국은 물론 16.9와 16.4를 나타낸 일본ㆍ타이완보다 월등히 높았다는 것은 매우 염려스럽다.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이 해외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IT 등 유망 분야에 특화한 벤처기업의 경우 지난해 71억달러의 수출고를 기록했다. 상대적으로 시장개척 및 마케팅 능력이 취약한 벤처기업이 강점 을 갖고 있는 기술을 대기업의 생산능력, 해외 네트워크와 접목시킨다면 수출은 더욱 늘어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올해부터 지식서비스 수출에 따 른 실적인정이 가능해진 만큼 특허ㆍ조세ㆍ금융 등의 측면에서 관련 업체에 대한 지원을 제조업 수준으로 확대해야 할 것이다.
지금 세계는 무역을 통해 국부를 쌓으려는 움직임으로 충만해 있다.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 가속화되는 한편으로 각종 관세ㆍ비관세장벽을 통해 자국에 유리한 교역기반을 만드려는 상반된 움직임은 무한경쟁 시대의 한단면일 뿐이다.
해가 바뀌어 ‘지구촌 리그’에 속한 각국이 다시 장기 레이스에 돌입한 가운데 이미 4월로 접어들었다. 지난해 우리가 거둔 우수한 성적은 이미 지나간 과거의 영광일 뿐 올해를 대신할 수 없다. 수출이 활성화되지 않고 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 지난해의 사례에서 명확히 드러났다. 더욱이 우리가 목표로 삼고 있는 ‘2010년 국민소득 2만달러 진입’은 연간수출증가율 11%와 현재의 2배 수준인 수출규모 3,800억달러라는 만만치 않 은 노력을 전제로 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드러난 문제점을 바로잡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것으로 새 시즌에 대비해 야 한다. 올 시즌은 이미 중반을 향해 치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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