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부터 파주 운정3지구에 대한 보상협의가 시작되고 양주 옥정신도시에 첫 아파트 공급이 이뤄지면서 수도권 2기 신도시 개발이 반환점을 돌았다. 가장 더딘 평택 고덕신도시의 입주가 오는 2020년 마무리되면 2기 신도시는 약 60만가구, 143만여명을 수용하게 된다.
지난 1991년 입주가 시작된 1기 신도시 조성에도 불구하고 2000년대 들어 집값이 폭등하자 노무현 정부는 주거안정을 위해 2003년 신도시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2기 신도시는 성남 판교를 비롯해 화성 동탄, 김포 한강, 수원 광교, 파주 운정, 양주 옥정, 평택 고덕, 김포 검단, 송파 위례 등 10곳에 달하고 가구 수 역시 1기 신도시보다 2배 많다.
서울 도심에서 30~50㎞ 떨어진 2기 신도시는 1기 신도시에 비해 교통 접근성이 떨어지지만 녹지율을 높여 쾌적한 정주여건을 제공하고 자족기능을 강화해 단순 베드타운으로 전락한 1기 신도시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했다. 2006년 판교신도시 분양 당시만 해도 2기 신도시의 미래는 장밋빛 일색이었다. 판교 첫 민간아파트의 청약경쟁률은 최고 2,073대1에 달했고 평균 50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로또아파트'라는 말이 이때 처음 나왔다.
하지만 2008년을 기점으로 2기 신도시는 큰 위기를 맞게 된다. 이명박 정부가 2기 신도시보다 입지조건이 좋은 서울 인근 개발제한구역(GB)을 허물어 값싼 보금자리주택을 대량 공급하는 정책을 내놓고 뉴타운 등 도시 내부개발로 주택공급 패러다임이 급격히 바뀌면서 수요자들은 2기 신도시를 외면했다. 여기에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2기 신도시에는 미분양 물량이 넘쳐나기 시작했다.
천당과 지옥을 오갔지만 2기 신도시 건설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 전반적인 수도권 주택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판교ㆍ광교 등 입지여건이 좋은 2기 신도시의 집값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광역교통망이 점진적으로 확충되고 당초 계획대로 자족기능을 갖추게 되면 2기 신도시의 위상도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부침을 거듭한 개발작업이 반환점을 돌아선 2012년, 서울경제신문은 '수도권 2기 신도시는 지금'이라는 제하의 시리즈를 매주 1회, 총 6회에 걸쳐 게재해 주요 신도시의 현황과 문제점, 그리고 투자전망을 살펴본다.
김덕례 한국주택금융공사 주택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주택공급 정책을 재검토해야 하고 2기 신도시도 옥석을 가려 사업계획을 다시 짜야 할 시점"이라면서 "경쟁력이 있는 곳은 자족기능을 확충하고 사업성이 떨어지는 곳은 규모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