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이 아니면 사업할 필요가 없다."
윤부근(사진) 삼성전자 소비자가전 담당 사장이 냉장고와 세탁기ㆍ에어컨 등 가전 부문의 '1등 전략'에 시동을 걸었다. 윤 사장은 이를 위해 삼성 가전제품만의 DNA 창조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가 주문한 '삼성 가전 DNA'는 한마디로 제품 내부부터 외관에 이르기까지 '삼성만의 고유 색깔'을 입히는 것으로 요약된다.
20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윤 사장은 최근 임직원들과의 대화에서 "소비자가 삼성전자 가전제품을 보고 이 제품은 삼성전자의 제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디자인에서부터 삼성만의 특성이 가미될 수 있도록 신제품 개발에서부터 이를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윤 사장은 삼성 가전 1등 탈환을 위해 디자인에서부터 품질ㆍ내구성에 이르기까지 삼성전자 제품의 고유의 특성이 반영되도록 제품을 만들 것을 지시했다. 냉장고와 에어컨ㆍ세탁기 등을 관통하는 삼성전자 가전제품만의 패밀리 DNA인 셈이다.
이 같은 윤 사장의 지시는 삼성전자 가전제품이 글로벌 1위를 탈환하기 위한 히든카드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삼성전자가 내놓은 세계 최대 규모의 냉장고인 T9000이 대표적이다. T자형 냉장고에 용량을 세계 최대 규모로 늘리면서 외관에 고급 소재를 입혀 '삼성만의 고유 마크'를 입힌 것이다.
전자업계에서는 윤 사장의 이 같은 행보가 과거 삼성전자 TV의 세계 1위 탈환과 유사한 흐름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과거 윤 사장은 삼성만의 독창적인 보르도TV를 선보이며 세계 TV시장의 주도권을 잡았다. 그 뒤 삼성만의 TV DNA를 입힌 발광다이오드(LED) TV와 3DTV, 스마트TV 등을 잇따라 출시하며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T9000이 올해 말 삼성 가전 제품의 1등 탈환의 첫 작품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출시 1달 만에 국내 내수시장에서만 1만대가 팔릴 정도로 시장의 반응도 뜨겁다. 지역 특성을 감안한 미국과 유럽향 제품도 출시되면 전세계 1위 탈환도 올해 안에 가능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의 냉장고 점유율(지난 해 기준)은 13.49%로 1위인 월풀을 1% 미만으로 추격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