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부분의 경쟁국들이 임금을 줄이거나 동결시키는 동안 국내 자동차 업체들은 연평균 9.5%씩 늘려온 것으로 조사됐다.
신규 입사자를 고임금군(Tier1)과 저임금군(Tier2)으로 나눠 시간당 임금을 두 배 정도 차등 지급하는 이른바 '이중임금제' 도입 등 경기 변동에 기민하게 대처하고 있는 미국 GM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처럼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깨고 노사 간 대타협을 이뤄내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8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마련한 '자동차산업의 협력적 노사관계 구축방안 세미나'에서 나온 발표 자료를 보면 국내 자동차 생산능력은 450~480만대 수준으로 1996년 이후 크게 변하지 않았다.
이 같은 현상은 높은 노동비용, 노동 유연성 부족, 낮은 생산성 등 국내 생산 경쟁력이 상실됐기 때문이다.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국내 자동차 업계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인건비 상승률을 최소화하는 등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김용근 자동차산업협회장은 "노사 양측의 핵심 이해관계 이슈인 '임금'과 '고용' 간의 합리적 빅딜 협상구조로의 전환을 추진해야 한다"며 "회사는 국내에서 생산과 고용(신규 채용 포함)이 유지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노조는 총액임금이 경쟁력 강화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김 회장은 "1년 단위의 단기 협약으로 이뤄지는 임금협상과 단체협상을 3∼4년 단위의 중장기 협약으로 체결하는 것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회사의 총액임금 부담이 선진국 경쟁사와 비슷한 수준이 될 때까지 3년 이상 연간 1∼2% 이내로 임금인상률을 최소화할 것"을 주장했다.
아울러 김 회장은 "근무연수에 따라 임금이 오르는 기본급 체계에서 직무·성과형 임금체계로 전환하고 이중임금제 도입으로 신규 채용을 확대하며 시간 외 근무수당의 가산율을 현행 최대 150%에서 50%로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조철 산업연구원 주력산업연구실장은 "고비용·저효율의 후진적 노사관계에 머물러 있는 국내 자동차 산업은 치열한 글로벌 경쟁 상황을 감안할 때 발전을 지속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확산되고 있다"며 "완성차 노사가 경쟁력 향상이라는 큰 틀 아래 위기의식과 공동체 의식을 갖고 협력적 노사관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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