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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3호 위성은 미국의 허블 우주망원경처럼 우주에 망원경을 띄워 우주탐사를 수행하는 위성입니다.” 한국천문연구원 우주과학연구부장 한원용(52) 박사는 오는 2010년 발사 예정인 과학기술 3호 위성의 주탑재체 개발을 총괄하고 있다. 올해 말 고흥우주센터에서 자력 발사하게 되는 과학기술위성 2호의 후속 사업인 과학기술 3호 위성의 임무는 근적외선 망원경을 탑재해 우리 은하의 가스층에 대한 탐사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 근적외선 망원경은 일반적인 가시광선 영역이 아닌 1~2마이크로미터 대역의 근적외선 대역의 빛을 촬영하게 된다. 지상에서는 이러한 대역의 촬영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우주에 망원경을 띄우게 되고 미국의 허블 우주망원경 역시 이러한 목적으로 개발됐다. 현재 개발 중인 위성탑재용 근적외선 망원경은 구경이 10㎝에 불과해 허블 우주망원경의 6~7m급 등과 비교해 소규모다. 대구경 망원경은 먼 곳의 소규모 지역을 자세히 보는 데 유용하지만 전체적인 탐사에는 소구경 망원경이 보다 유용하다. 한 박사는 “먼 곳의 나무를 자세히 보는 데는 대구경 망원경이 필요하지만 소구경 망원경은 숲 전체를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한다. 또 3호 위성의 탐사 영역인 1~2마이크로미터 대역의 근적외선은 해외에서도 탐사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해외 천문학계의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다. 현재 세계 각국이 탐사 중인 적외선 대역 중 빠져 있는 부분들이 있으며 3호 위성이 이러한 근적외선 대역을 탐사함으로써 적외선 대역 탐사의 빈자리를 메울 수 있게 된다. 현재 개발 초기 단계로 계획서상의 주탑재체 크기는 가로세로 60㎝에 높이가 30㎝ 크기이며 무게는 30㎏에 소비전력은 30W 수준으로 개발될 예정이다. 지상 천문대에 장착되는 적외선 망원경을 개발한 경험이 있는 천문연이지만 소형 위성에 탑재될 정도의 크기로 소형화한 것은 많은 기술을 필요로 한다. 적외선 카메라의 원리는 렌즈나 고정밀 거울 등의 일반 광학계를 통해 들어온 빛을 적외선 센서를 통해 영상화하는 것으로 핵심부분은 바로 이 적외선 센서다. 특히 이 센서는 온도에 민감하기 때문에 최상의 성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영하 200도(70K) 이하로 냉각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과거에는 위성에 헬륨가스를 내장하고 이 헬륨가스를 이용해 센서를 냉각시켰다. 하지만 헬륨가스만큼 위성 부피가 커지고 헬륨가스가 모두 소모되면 위성의 생명이 끝나는 단점이 있었다. 반면 새로운 냉각기는 냉장고에 장착되는 컴프레서와 같은 원리로 작동, 전원이 공급되면 지속적으로 냉각이 가능하다. 한 박사는 “투자비가 적은 과학기술위성의 특성상 적외선 센서와 손가락 두 개 정도 크기인 냉각기는 모두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국산화할 경우 위성 자체 비용보다 커지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수입조차도 쉽지 않다. 이들 센서와 냉각기는 적외선 망원경을 장착한 첩보위성에 탑재되는 부품들이기 때문에 전략물자로 분류되고 순수 과학탐사용이라는 것이 입증되지 못하면 수입이 불가능하다. 우주를 향하고 있는 적외선 망원경을 지구로 향하게 하면 야간에도 지구 탐사를 수행하는 첩보위성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한편 과학기술 3호 위성의 발사를 책임지고 있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과학기술 3호 위성의 발사체가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이는 올해 말 발사 예정인 과학기술 2호 위성이 고흥우주센터에서 자력발사에 성공하면 3호도 국내 발사를 추진하게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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