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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은 주로 콘텐츠를 소비하고 정보를 얻는 데 활용돼왔다. 하지만 이제는 말 그대로 돈이 오가는 거래에도 지갑이 아니라 스마트폰을 꺼내 드는 모습이 보편화 될 전망이다. 9월부터 명동에서 개시될 근거리무선통신(NFC) 시범 서비스는 이를 위한 첫걸음이다. 13일 방송통신위원회와 이동통신ㆍ카드업계가 주축인 그랜드 NFC 코리아 얼라이언스는 우선 대형마트ㆍ편의점ㆍSPC그룹ㆍ주유소ㆍ커피전문점 등 7대 전략 가맹점을 중심으로 연말부터 신용카드와 NFC 스마트폰 모두 이용 가능한 복합결제기 5만여대를 보급키로 했다. 스마트폰 이용자가 주로 찾는 가맹점에서부터 NFC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나가겠다는 의미다. 일반 가맹점에 카드결제기를 제공하는 카드결제 대행서비스(VAN) 업체들도 복합결제기 7만~10만대를 올해 내로 설치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스타벅스ㆍ롯데마트ㆍLG25시와 버스ㆍ지하철 등 교통시설에 이미 설치돼있는 카드결제기도 NFC 결제가 가능하도록 업그레이드ㆍ교체된다. 물론 이동통신사나 카드사 구분 없이 NFC 스마트폰 이용자 모두가 쓸 수 있다. 특히 카드사의 경우 이전까지 폐쇄적으로 운영되던 결제기가 완전히 개방된다. 삼성전자 등 휴대전화 제조사, 이동통신사는 이 같은 흐름에 맞춰 NFC 단말기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넥서스Sㆍ갤럭시S2나 팬택의 베가 레이서가 대표적인 사례다. 아직 가짓수는 많지 않지만 "올해 하반기부터 대부분의 스마트폰에 NFC 기능이 탑재될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최근 NFC 기능을 기본으로 탑재하고 있으며, 애플은 아이폰5에 NFC를 추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스마트폰에 씌우면 NFC 단말기가 되는 '스마트 커버'류나 NFC 기능이 추가된 스마트폰 SD카드를 구입하면 기존 스마트폰 이용자들도 NFC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다. 한편 NFC는 단순히 결제뿐만 아니라 정보 제공ㆍ사용자 인식ㆍ티켓팅 등을 가능케 해주는 기술인만큼 보다 다양한 서비스가 등장할 여지가 많다. 이 때문에 이날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은 "시장이 옮겨가는 게 아니라 새로운 시장이 만들어진다"며 "상상력의 게임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통사든 카드사든 NFC 기술을 활용해 어떤 서비스를 만들어내느냐에 따라 NFC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 거라는 이야기다. 다만 NFC 서비스가 점점 활성화되면 자연스럽게 보안 문제도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개인의 신용카드 정보까지 담긴 스마트폰을 분실할 경우 정보유출에 대비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하기 때문이다. 이석채 KT 회장도 "(NFC에 대한)국민들의 불안을 극복하는 게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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