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기준 휴면카드는 2,355만장으로 지난해 10월 말 2,382만장과 비슷했다. 경제활동인구 약 2,500만명이 평균 1장 꼴로 휴면 카드를 갖고 있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휴면카드 회원이 해지 의사를 밝히지 않아도 한 달 내에 서면, 이메일 등을 통해 해지 여부를 확인하도록 유도했으나 성과가 없었던 셈이다.
당국의 압박에도 휴면카드가 줄지 않는 것은 휴면카드를 줄이려는 카드사들의 의지가 약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당장 쓰이지는 않지만 추후 해당 고객의 정보를 바탕으로 신규 카드 내지 관련 서비스 가입을 유도하는 데 활용할 수 있기 때문. 휴면카드 해지는 곧 잠재 고객을 잃는다는 말인데 카드사 입장에서는 굳이 해지를 자처할 필요가 없다.
전업계 카드사 중 삼성카드의 휴면 카드 비중이 가장 많이 늘었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10월 말 전체 신용카드 가운데 휴면 카드 비중이 21.8%였으나 올해 1월 말에는 23.2%이었다.
신한카드와 국민카드도 같은 기간 18.4%에서 19.13%, 16.3%에서 17.38%로 증가했다. 하나SK카드도 26.7%에서 26.98%로 늘었다. 카드 효율화 작업에 나선 롯데카드와 비씨카드는 이 기간에 23.1%에서 19.1%, 15.3%에서 12.9%로 비중을 크게 줄였다.
휴면 카드가 좀처럼 줄지 않자 금융 당국은 카드 개인회원 약관을 고쳐 3월부터 고객이 휴면 카드 해지 요청을 하지 않아도 별다른 의사 표시가 없으면 1개월간 사용정지하고 3개월 후에 자동 해지하라고 극약 처방을 내놓았다.
카드사의 관계자는 “고객 유치를 위한 마케팅 수단마저 금융 당국이 일방적으로 규제하려 한다”면서 “카드사가 자율적으로 줄일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신무경 기자 m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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