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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 박지성에 이어 일본의 가가와 신지도 넘었다. 남은 7경기에서 3골을 보태면 영국 프리미어리그(EPL) 한 시즌 '꿈의 10골'이다.
한국 축구 대표팀 주장 기성용(26·스완지시티)은 최근 8주 사이 네 골을 넣었다. 지난 2월8일(이하 한국시간) 선덜랜드전을 시작으로 매달 한 번 이상씩 골 소식을 전해오고 있다.
5일 영국 웨일스 리버티 스타디움에서 끝난 헐시티와의 프리미어리그 31라운드 홈경기(3대1 스완지 승). 기성용은 전반 18분 선제골로 시즌 7호 골을 터뜨렸다. 존조 셸비의 중거리 슈팅을 골키퍼가 쳐내자 왼발로 밀어 넣었다. 지난달 토트넘전 6호 골 이후 약 한 달 만의 득점이다.
박지성(당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한국인 리그 최다 골(5골)을 넘어 아시아 기록까지 갈아치웠다. 종전 기록은 기성용 자신과 일본의 가가와가 함께 갖고 있던 6골. 올 시즌 독일 도르트문트로 이적한 가가와는 맨유 시절이던 2012-2013시즌 리그 6골을 기록했다.
이제 관심은 박지성의 8골 경신으로 쏠린다. 박지성은 2010-2011시즌 리그에서 5골을 넣고 기타 경기에서 3골을 추가했다. 그래서 시즌 전체 득점은 8골이다. 기성용은 올 시즌 리그에서만 7골을 기록 중이다.
시즌 종료까지 남은 경기는 7게임. 2골을 더 넣으면 박지성의 시즌 기록마저 깨고 한 걸음 더 나아가면 두 자릿수의 득점이다.
한 시즌 10골을 '꿈의 기록'으로 부르는 이유는 기성용이 전문 공격수가 아닌 수비형 미드필더이기 때문이다. 기성용의 주 임무는 수비 전열을 가다듬고 공격 전개를 돕는 것이다. 하지만 개리 몽크 스완지 감독은 몇 달 전부터 기성용에게도 공격적인 역할을 주문하고 있다. 이날 7호 골에서도 위치 선정과 마무리 등 공격수 못지않은 감각이 빛났다. 이미 팬들은 그를 '미들라이커(미드필더+스트라이커)'라고 부른다.
대표팀에서 역시 기성용은 지난 1월 아시안컵 때 측면 공격수로 잠깐 변신하는 등 쓰임새가 많다.
기성용은 경기 후 "셸비의 슈팅 때 골 기회가 왔다는 것을 본능으로 알았다"고 했다. 이어 "전반에는 다이아몬드형 미드필더진의 앞쪽에서 공격에 더 많이 나설 수 있었고 후반에는 수비로 물러났다"며 "포지션에 상관없이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말했다. 기성용은 공격수 바페팀비 고미스, 미드필더 질피 시구르드손(이상 5골)을 제치고 팀 내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다.
국내 A매치 2연전 뒤 지난 1일 출국한 기성용은 이날 교체 출전이 예상됐으나 풀타임을 뛰었다. 영국 후스코어드닷컴은 피로도 잊은 기성용에게 팀 내 세 번째로 높은 평점 7.66을 매겼다. 패스 성공률도 92.3%로 팀 내 3위였고 볼 터치는 86차례였다. 스완지에서 가장 많이 공을 잡았다. 리그 8위(승점 46) 스완지는 9위 웨스트햄을 4점 차로 따돌렸다.
한편 손흥민(레버쿠젠)은 함부르크와의 분데스리가 홈경기에 결장했다. 팀은 4대0으로 이겨 4위를 지켰다. 구자철과 박주호가 나란히 선발 출전한 마인츠는 브레멘과 득점 없이 비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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