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그리스 - 러 밀월에 꼬이는 EU 대러정책

그리스 반대에 추가제재 합의 불발

기존 제재시한 6개월 연장 그쳐

러는 "구제금융 제공 용의" 화답

최근 집권한 그리스의 급진좌파 정부가 러시아와 급속도로 밀월관계를 형성하면서 유럽연합(EU)의 대러시아 전략이 복병을 만났다.

2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EU 28개 회원국 외무장관들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 모여 대러 추가 제재안을 논의했지만 그리스의 반대로 최종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이날 처음으로 회의에 참석한 니코스 코치아스 그리스 외무장관은 "그리스 정부는 EU와 러시아 간의 대립을 방지하기 위해 일하겠다"며 러시아 추가 제재에 대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EU 국가들은 최근 악화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의 교전사태와 관련해 러시아에 대한 제재 강도를 높이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최근 동부지역의 교전이 격화하면서 지난해 9월 평화조약 체결 이후 4개월여 만에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지난 24일에는 동부 마우리폴 폭격으로 민간인 30명이 숨지는 등 95명이 부상했으며 28일에도 최소 19명이 죽고 수십명이 부상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회의에서 그리스의 강경한 반대에 부딪치면서 EU는 새로운 대응안을 마련하지 못한 채 오는 3월 효력이 만료되는 기존 제재안의 시한을 9월까지 6개월 연장하는 선에서 간신히 합의점을 찾았다. 회의 후 발표한 성명은 "러시아에 대한 적절한 행동을 취하기 위한 준비작업을 하기로 했다"는 낮은 수준에 그쳤다.

그리스의 이 같은 태도는 엇갈리는 경제적 이해관계 때문에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EU 내 대러 대응 합의를 더욱 꼬이게 한다. FT는 "영국, 스웨덴, 폴란드, 발트 3국 등은 구체적인 추가 경제제재 스케줄을 정하기를 원하지만 프랑스와 이탈리아·독일 등은 유보적 입장"이라고 전했다.



그리스의 시리자 정부는 집권 이후 노골적으로 러시아와 결속하며 러시아와 대립하는 EU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신임 총리는 취임하자마자 러시아 추가 제재에 대한 반대 입장을 표했다.

이에 화답이나 하듯이 러시아는 29일 그리스에 구제금융 제공 의사를 밝혔다.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그리스가 공식 요청한다면 러시아 정부는 구제금융을 제공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아직 그리스가 그런 요청을 한 적은 없다고 그는 덧붙였다.

양국의 밀월은 EU와 각각 경제적·외교적으로 대립하고 있는 두 나라가 자국에 유리한 카드를 확보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구제금융 재협상 여부를 놓고 EU와 맞서고 있는 그리스의 경우 러시아를 뒷배로 삼아 EU와의 협상에서 벼랑 끝 전술을 감행함으로써 협상력을 높이려는 것으로 보인다. 치프라스 정부는 구제금융 부채탕감을 위해 국제채권단인 트로이카(EU·유럽중앙은행·국제통화기금)와의 협상을 앞두고 있다. 러시아 입장에서는 그리스가 EU 내에서 대러 제재 관련 분열을 일으키는 상황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다음달 12일 치프라스 총리가 처음으로 참석하는 EU 정상회의에서 어떤 행보를 보일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U 외무장관들은 추가 제재 논의의 공을 EU 정상회의로 넘긴 상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