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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구 수사 탄력… '1호 소환자' 될 듯

■ 성완종 게이트

총리직 사퇴로 걸림돌 해소

2013년 4월 부여사무소서 成과 독대 증거 속속 확보

'이완구 언제 나오나…' 이완구 국무총리가 사의를 표명한 21일 오전 이 총리가 머무르는 것으로 알려진 서울 삼청동 총리 공관 앞에 취재진이 몰려 있다.
/송은석기자

이완구(65) 국무총리가 전격 사의를 표명하면서 검찰은 국정 2인자인 현직 총리를 수사해야 한다는 부담을 덜고 본격 수사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이 총리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3,000만원을 받은 의혹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들도 속속 드러나고 있어 '성완종 리스트' 8인 중 첫 수사 대상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검찰과 정치권 안팎에서는 당초 홍준표 경남지사가 성완종 리스트 수사 1호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홍 지사는 금품을 전달한 시기와 명목 등이 일찌감치 특정됐고 성 전 회장의 육성을 통해 8인 중 유일하게 돈을 전달한 사람도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 총리의 경우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때인 지난 2013년 4월4일 부여 선거사무소에서 성 전 회장이 3,000만원을 전달했다는 내용이 구체적으로 드러났지만 현직 총리라는 점이 걸림돌이었다. 총리는 대통령과 함께 국정 전반을 총괄할 뿐만 아니라 수사 상황도 보고 받기 때문에 검찰 입장에서는 이 총리에 대한 수사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 총리가 21일 새벽 예상보다 빨리 총리직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우선 수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 총리가 2013년 4월 성 전 회장을 독대했다는 증거들이 속속 확보되고 있는 점도 이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검찰은 성 전 회장의 차량에서 하이패스 단말기, 내비게이션 등을 압수·분석해 성 전 회장의 행적을 복원하는 데 주력해왔다. 분석 결과 성 전 회장이 2013년 4월4일 당시 부여 선거사무소를 방문한 사실이 객관적으로 드러났다. 아직 선거사무소에서 금품 전달이 이뤄졌다는 물증까지 나오지는 않았지만 이 총리 측이 성 전 회장과 만난 사실 자체를 부인해온 상황에 유의미한 진전이라는 평가다.

이 총리 측에서 사건 관계자들에게 입막음을 시도했다는 증언들이 터져나오고 있다는 점도 이 총리 수사를 서둘러야 하는 이유로 꼽힌다. 검찰은 "이 사건 관련해 증거를 인멸하는 행위는 사건의 중대성에 비춰 엄정히 대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은 21일 성 전 회장의 핵심 측근인 박준호(49) 전 경남기업 상무를 소환해 이 총리에 대한 의혹을 포함, 성완종 리스트 전반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박 전 상무는 10년 넘게 성 전 회장을 보좌하면서 금품 의혹 전말에 대해서도 잘 알 만한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이번 수사의 키맨 중 한 명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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