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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폐의 테러' 시작됐나…발권당국 '비상'
입력2006-03-16 09:08:45
수정
2006.03.16 09:08:45
위폐 무더기 발견..감별센서 해독여부 촉각
전국의 성인오락실에서 1만원권 위폐가 무더기로 유통되는 사건이 속출함에 따라 발권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오락실 운영자측이나 오락기 제작업체가 비용을 아끼기 위해 저급한 위폐감별센서를 장착해서 발생한 문제라면 위폐의 확산이 오락실 정도에서 차단될 수 있으나,만일 정교한 센서 자체가 조직적인 위폐범에 의해 뚫렸다면 심각한 문제라는 것이발권당국의 판단이다.
16일 한국은행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월 17일부터 이달 13일까지 약 두달동안 경기 오산과 화성, 대구 북구, 전남 목포, 충남 천안 등 5개 지역 성인오락실 5곳에서 모두 2천190장의 1만원권 위폐가 발견됐다.
오락기의 위폐감별 센서가 위폐를 제대로 구별하지 못하고 무더기로 진폐로 인식, 통과시켜 발생한 사건이다.
경찰과 오락실업주들은 현재의 오락기의 상당수가 위폐감별 정확도가 떨어지고일부는 색상과 크기만으로 진위 여부를 가려내는 수준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한은쪽에서는 조직적인 위폐범들이 오락기 위폐 감별센서의 논리구조를해독, 집중적인 `테러'를 감행하고 있는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보고 상황을예의 주시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위폐감별 센서는 국내외의 몇몇 업체들만 제작할 수 있으며 장비의 특성상 위폐와 진폐를 가려내는 정확도가 생명"이라면서 "지방의 성인오락실에서처럼 위폐에 속수무책으로 뚫리는 감별센서가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발권당국은 지폐의 진위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요소 가운데 일부는 공개하고 있으나 일부는 철저히 비공개에 부치고 있다.
위폐감별 센서 제작업체들은 이러한 요소까지 감안, 센서를 제작해야 하며 센서제작 기술 자체는 경쟁업체는 물론 발권당국에도 비밀한다.
이러한 센서가 은행이나 자판기 등에 채용되기 위해서는 정확도가 100%에 근접해야 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국내에서 가장 정확도가 높은 위폐감별 기기는 한은이 보유한 자동정사기다.
대당 가격이 10억원이 넘는 이 기기에는 100여개의 센서가 장착돼 지폐의 위.변조 여부를 완벽히 가려낸다.
시중은행이 운용중인 현금자동입출금기(ATM)기기는 센서비용을 포함한 전체 대당가격이 2천500만원 수준이며 정확도가 높기는 하지만 한은의 자동정사기를 따라가지는 못한다.
자판기나 오락기 등에 장착된 센서는 위폐감별 센서의 정교함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기는 하지만 이번의 사건처럼 위폐를 무더기로 통과시킨 경우는 전례가 없다.
발권당국에서는 위폐조직이 성인오락실의 기기를 훔쳐 센서의 논리구조를 해독,기기를 통과할 수 있는 위폐를 대량으로 제작.유통시켰을 가능성에 주목한다.
만일 이러한 경우라면 위폐가 오락실에 국한되지 않고 일반 자판기나 ATM 기기에까지 침투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한은 관계자는 "위폐감별 센서가 뚫리는 `테러'가 발생한다면 위폐제작 조직이위폐를 액면가보다 싼 가격에 판매하는 역할 분화 현상이 발생한다"면서 "중국 등지에서 미화 100달러짜리 지폐가 한화로 몇만원에 판매되는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고말했다.
14일 대구지방경찰청이 인터넷으로 위폐를 제작, 판매하던 일당을 검거한 것이바로 위폐감별 센서가 뚫렸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여서 발권당국을 긴장하게 하고 있다.
범인들은 1만원권 위폐를 대량으로 제작, 인터넷으로 주문받아 1장당 2천원에판매하다 적발됐는데, 이는 2천원을 주고 산 위폐가 오락기 등에서 1만원에 통용될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센서의 논리구조를 해독한 위폐조직이 위폐만 전문적으로 제작,이를 수요자에게 판매하는 역할 분화 현상이 발생하면 위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게된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러한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위폐감별센서를 업그레이드해야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수년 주기로 지폐 자체의 위.변조 자체가 어렵도록 품질을 계속개선하는 것"이라면서 "새 5천원권에 이어 내년부터 새 1천원, 1만원권이 도입되지만 최근의 위폐발견 추세를 감안하면 새 지폐 도입이 늦은 감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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