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10시 국무회의 시작 시각에 맞춰 정부서울청사 국무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낸 최 부총리의 얼굴은 한껏 경직돼 있었다.
최 부총리는 “이 총리 사의로 국무회의를 주재하게 됐는데 한말씀 해달라”는 기자들의 요청에 “아이, 뭘…”이라면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최 부총리는 이어 국민의례를 한 뒤 “제16회 국무회의를 시작한다”며 “국무총리가 사의를 표명해서 오늘 회의는 제가 주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 부총리는 이날 모두발언도 하지 않은 채 곧바로 안건 심의·의결 절차에 들어갔다.
국무회의 의장의 역할을 하는 정부 각료가 모두발언을 하지 않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이 총리 사퇴로 정부가 위기 상황에 처한 만큼 별도의 메시지를 내놓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 총리 역시 지난 14일 오전 8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내놓지 않았다.
당시 이 총리가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지 않은 것은 취임 이후 처음으로, 자신이 ‘성완종 의혹’에 연루된 상황에서 국무위원들에게 주문과 당부 메시지를 내놓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판단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앞서 최 부총리는 이날 오전 10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국무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정부서울청사로 왔다. 이에 따라 국회 기획재정위 전체회의도 이날 오후 2시로 순연됐다.
이 총리는 국무회의 시작 시간인 오전 10시 직전 청사에 들어올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보다 한 시간 이상 빠른 8시50분 청사로 들어왔다.
/디지털미디어부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