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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한 파리지엔느와 세련된 뉴요커 중 누가 안방 패션을 주도하게 될까'
홈쇼핑업계가 '저렴한 의류'가 아닌 '유행을 선도하는 패션'을 판다는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 패션의 본고장인 파리, 뉴욕 등으로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 특히 불황 속에서도 패션 부문이 실적 개선을 주도하는데다 앞으로 글로벌 상품으로도 성장성이 기대됨에 따라 각 사는 패션 관련 선도적 이미지를 선점하기 위해 초대형 이벤트에 무게를 싣고 있다.
GS샵은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스탠더드호텔에서 손정완, 김서룡, 이승희, 홍혜진 등 국내 유명 디자이너들과 함께'GS샵 뉴욕패션쇼'를 개최했다고 6일 밝혔다. GS샵이 해외에서 패션쇼를 열기는 회사 설립 이래 처음으로 이날 행사장에는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패션 총괄 책임자인 패트리샤 필드, 삭스피프스애비뉴 백화점의 패션 바이어 코니홍 등 뉴욕 패션계 종사자 200여 명이 참석해 패션쇼를 관람했다.
김호성 GS샵 전무는 "뉴욕은 세계 4대 패션위크 중에서도 특히 실제 판매 가능한 상품들이 많이 제안되는 곳이어서 글로벌 프로젝트의 첫번째 장소로 낙점했다"고 말했다.
GS샵의 이번 뉴욕 무대 진출은 앞으로 도회적이고 실용적 이미지가 강한 뉴욕 패션 스타일을 지향하는 한편 경쟁사인 CJ오쇼핑의 패션 행보와 차별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업계에서 가장 먼저 해외 패션쇼를 시작한 CJ오쇼핑은 지난 2001년 첫 파리 진출 이후 지난 1월까지 이미 4차례 '피델리아' 브랜드를 앞세워 파리 패션쇼를 개최했다. 회사 측의 적극적인 지원 덕분에 지난 12년 동안 피델리아는 5,000억원대 판매량을 기록했고 국내는 물론 중국, 인도, 베트남 등으로 수출돼 현지 CJ오쇼핑 채널 및 인터넷몰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또 CJ오쇼핑은 국내 유명 디자이너들의 해외 컬렉션을 지원하면서 PB브랜드를 키우는 윈-윈 전략을 구사해 패션 부문에서 최근 3년 동안 연평균 30%의 매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CJ오쇼핑 관계자는 "유통업체가 아니라 패션 업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라며 "피델리아 브랜드 수출 사례를 모델로 삼아 글로벌 사업을 담당하는 계열사인 CJ ICM을 통해 앞으로 K패션 수출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패션 육성 및 수출로 재미를 보기 시작한 CJ홈쇼핑에 비해 GS샵의 패션 전략은 아직까지는 국내로 한정돼 있다. SK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4ㆍ4분기의 경우 GS샵의 패션잡화ㆍ의류 부문의 매출 비중이 32%까지 늘어났지만 아직까지 상품 수출은 가시화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GS샵은 이번 뉴욕 패션쇼를 계기로 패션쇼 개최를 정례화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패션 전략을 펼치겠다고 벼르고 있다. GS홈쇼핑 관계자는 "이번 패션쇼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상품성을 테스트해보는 무대이기도 하다"며 "해외 시장에서 패션 ㆍ뷰티 상품을 팔아야 회사 인지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동남아, 중국 등 해외 시장으로 패션 상품을 수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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