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와 30대를 아우르는 청년층이 자동차 시장에서 발휘하는 구매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연애·결혼·출산 등 세 가지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고 해서 '삼포 세대(三抛世代)'로 불리는 청년층을 다시 시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업체들의 마케팅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20일 현대자동차와 한국수입차 협회 등에 따르면 자동차 시장에서 20~30대의 영향력 감소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20대 이하 판매 비중이 지난 2007년 15%에서 2012년 12%로 줄었다. 30대도 이 기간 29%에서 24%로 감소했다. 2030세대의 판매 비중을 합하면 44%에서 36%로 8%포인트나 감소한 셈이다. 반면 50대와 60대, 70대 이상은 일제히 판매 비중을 늘린 연령대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50대는 18%에서 24%로, 60대는 6%에서 9%로, 70대 이상은 2%에서 4%로 각각 2~6%포인트 판매 비중을 높였다. 40대는 2007년 29%, 2012년 28%로 거의 변화가 없었다.
수입차 시장에서도 20대 고객의 증가세 둔화가 두드러진다. 2013년 한 해 동안 수입차 개인구매 대수는 9만3,933대로 전년(7만6,270)보다 23.2%나 성장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20대 개인구매는 7,176대에서 7,790대로 8.6% 늘어나는 데 그쳤다. 월별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해 8월 20대의 수입차 구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2.8% 줄어들며 2010년 1월 이후 44개월 만에 처음 감소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그 뒤 9월에는 감소 폭이 11.1%까지 떨어졌으며 10월 한 달간 4.5%의 반짝 증가세를 보인 뒤 11월과 12월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업계 관계자는 "졸업과 취업·결혼 등이 이전보다 늦어지는 가운데 '필수 아이템' 목록에서 차를 제외하는 20대와 30대가 느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삼포세대'의 자동차 구매 포기 현상이 확산되자 업체들은 2030세대의 발길을 다시금 시장으로 돌리기 위한 신선하고 이색적인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대형차나 고급차 수요가 많은 50대 이상 고객의 판매 비중이 높아졌다는 것은 수익성이 늘었다는 방증"이라면서도 "콘서트나 전시회 등 각종 문화 행사와 차량 홍보를 접목하는 최근의 시도들은 지속적인 반복 구매 가능성이 높은 2030세대 마케팅 강화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전략은 수입차 업체들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2030세대를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는 BMW 미니는 최근 스키 시즌을 맞아 세계적인 스노보드 브랜드 '버튼'과 함께 강원도 평창의 보광 휘닉스파크에서 계절 이벤트를 시작했다. 내년 2월까지 휘닉스파크의 BMW 미니 라운지를 방문한 고객은 음료와 간식을 즐길 수 있으며 미니 I 차량 키를 보여주면 헬멧과 보호장비 세트 무상 대여는 물론, 스노보드 장비 체험 기회도 얻을 수 있다. 폭스바겐코리아도 최근 전국 주요 도시에 있는 13개 레스토랑에서 고객이 '골프' 차량을 주제로 만든 스페셜 메뉴를 먹은 뒤 전시장을 방문하면 상담과 시승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이벤트를 실시하는 등 자동차 업계 2030세대를 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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