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3.6원 내린 달러당 1,018.0원으로 장을 출발했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020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08년 8월 8일(장중 저점 1,017.5원) 이후 5년 9개월 만이다.
월말을 맞아 수출업체들이 달러화 매도 물량을 다수 내놓은데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화 약세 현상이 나타나자 지지선으로 여겨지던 1,020원 선이 힘없이 무너졌다.
달러화 약세는 미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GDP) 부진과 이로 인한 국채금리 하락의 영향을 받았다. 전날 미국 국채금리는 지난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2.43%까지 떨어졌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순매수가 14거래일째 이어지는 것도 원·달러 환율을 끌어내리는 요소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도 1,018원대까지 내려갔다.
전날 외환당국의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 조정)으로 추정되는 물량에 힘입어 달러당 1,020선을 겨우 지켰으나 역외 시장에서 지지선이 무너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외환당국의 개입 강도를 1,020원선 지지의 변수로 보고 있다.
이날 외환시장 개장 직후 당국의 개입으로 추정되는 매수세가 들어와 원·달러 환율은 빠르게 낙폭을 줄이고 상승 전환했다.
오전 9시 50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0.1원 내린 1,020.5원에 거래되며 1,020선 위로 올라온 상태다.
다음 달 5일(현지시간) 열리는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 이후에는 당국이 개입하더라도 1,020원선 붕괴를 막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같은 시간 원·엔 재정환율은 이날 오전 6시 종가보다 1.18원 오른 100엔당 1,003.73원을 나타내고 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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