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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4월 15일] 중국을 다녀와서

유일호(국회의원·한나라당)

최근 베이징을 다녀올 기회가 있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곳인지라 새로이 볼 게 많았는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798지구와 판자위안(潘家園) 시장이었다. 이 두 곳은 이미 널리 알려진 관광명소로 우리나라에도 많이 소개됐다. 798지구는 과거 798미사일 공장이었던 자리로 미사일 생산시설이 철거된 후 화랑지구로 변모된 곳이다. 판자위안 시장은 골동품이 유명한 곳으로 이른바 ‘벼룩시장’으로 통한다. 798지구는 많은 화랑뿐 아니라 식당ㆍ카페 등 관련업체들이 가득 들어차 있다. 그저 관광객이 구경하는 곳이 아니라 수준 높은 미술품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는 비즈니스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판자위안 시장도 이른바 ‘짝퉁’ 골동품을 취급하는 노점상들이 하나 둘씩 생겨나면서 베이징시가 명소화의 가능성을 내다보고 지역에 대한 사용권을 허가함으로써 노점상들이 대규모로 모여들어 형성된 곳이다. 두 곳이 특히 인상적인 것은 정부와 시장 간 역할의 조화가 어떻게 성공적인 개발모형이 될 수 있는가 하는 것을 잘 보여준다는 점이다. 우선 798지구의 경우는 미술인들의 아이디어와 상업적 동기에 의해 개발된 것이고 정부가 한 일이란 세를 염가로 해준 것밖에 없다. 판자위안 시장의 경우도 지역을 지정해준 것뿐이지 다른 아무런 개입도 없었다. 결국 두 지역 모두 민간이 자발적으로 시작했고 정부는 사전계획이 아닌 사후에 간접적인 도움만을 줌으로써 성공하게 된 것이다. 흔히 관광사업에 있어 정부가 모든 것을 계획하고 규제해야 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물론 문화재 훼손이나 난개발을 방지하기 위한 정부의 규제와 개입은 당연하다. 그러나 그 외의 것은 민간에서 사업성을 검토해 자발적으로 결정하고 정부는 이 과정에서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걷어내고 필요하다면 최소한의 보조를 하는 방식이 타당하다는 것을 두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다. 중국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파주 헤이리문화단지는 798지구를 능가하는 성공모델로 잘 알려져 있다. 반면 세계에 자랑할 찬란한 문화유산인 경주는 정부의 과도한 규제와 간섭때문에 그 가치에 비해 외국인 관광객 유치가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한 측면이 많다. 하루빨리 정부주도의 만능사고에서 벗어나 민간의 활력을 이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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