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내수시장 의존도가 미국의 절반 수준에 머물러 심각한 ‘절름발이 경제구조’를 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부품 소재 등 자본재 산업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높여 수입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5일 ‘우리 경제의 부문별 성장기여율 현황과 과제’라는 보고서에서 소비ㆍ투자 등 내수 부문의 경제성장 기여도가 낮아지는 반면 수출 등 해외 부문 의존도가 높아지며 국내 경제체질이 약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내수 부문(소비+투자)의 경제성장 기여율은 지난 80년대 101.1%에서 90년대 106.1%로 올라갔지만 2000년대 들어서면서 65.4%로 큰 폭으로 위축됐다. 민간소비의 성장기여율은 90년대 56.4%에서 2000년대 33.3%로 떨어졌고 설비투자도 14.6%에서 6.9%로 절반 이상 감소하면서 성장 동력이 약화됐다. 반면 수출의 성장기여율은 90년대 45.7%에서 2000년대 105.2%로 확대됐고 수입도 50.0%에서 71.7% 증가했다. 상의는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 과정을 거치면서 소비와 투자는 부진했던 반면 수출은 급증하는 구조가 고착됐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선진국과 비교해도 한국의 내수의존도가 지나치게 낮다. 한국의 내수 의존도는 67.8%로 미국(122.7%), 영국(118.7%), 프랑스(126.4%) 등의 절반에 불과하고 OECD 평균(96.5%)에 훨씬 못 미친다. 상의는 우리 경제의 지속 성장을 위해 ‘내수ㆍ수출’의 균형 발전이 시급하다고 지적하며 ▦수출ㆍ내수의 연계강화 ▦투자활성화 ▦소비기반 확충 등 3대 과제를 제시했다. 우선 수출ㆍ내수의 연계강화는 부품ㆍ소재와 같은 자본재 산업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높여 수입의존도를 줄이고 R&D 확대 등을 통해 수출산업의 고도화를 추진하고 특정지역과 특정품목에 집중된 수출구조의 다변화를 빠른 속도로 진전할 필요가 있다고 상의는 지적했다. 기업의 투자 활성화를 위해서는 투자를 가로막는 각종 규제가 획기적으로 개선되고 노동시장의 유연성도 높여야 한다고 상의는 주장했다. 아울러 소비회복을 위해서는 고용률(63.7%)을 높여 가계의 소비기반을 확충하는 동시에 국내 관광자원 개발을 통한 해외 소비의 국내 전환도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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