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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기업, 구호도 가지가지…
입력2000-09-07 00:00:00
수정
2000.09.07 00:00:00
김상연 기자
인터넷기업, 구호도 가지가지…잘 만든 구호, 뛰어난 CEO만큼 중요
지난 4일 강남에서 열린 인터넷 컨설팅 회사 「제이슨헬프」의 창사 기념식.
이 회사의 정재천 사장은 기념사에서 『우리 회사에서 더 이상 「컨설팅」이라는 말은 없다』고 강조했다. 컨설팅 회사가 컨설팅이라는 말을 안쓰겠다니…. 정 사장의 말은 이어졌다.
『우리는 이제 컨설팅 대신 「힐링(HEALING)」서비스를 제공할 것입니다. 환자가 치료비 때문에 죽는다는 말이 있듯이 기업이 컨설팅비 내다가 죽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 회사는 단지 돈을 벌려는 컨설팅 대신 고객의 성공을 지원하는 힐링 서비스를 제공할 것입니다.』
「인터넷 힐링 회사」가 제이슨핼프가 내건 구호다.
백인백색(百人白色)이라는 말이 인터넷 기업만큼 어울리는 곳도 없다. 겉으로 보기에는 똑 같은 회사인데도 저마다 내거는 구호는 다르다.
「즐겁지 않으면 인터넷이 아닙니다」.
웬만한 네티즌이면 귀에 익숙한 라이코스코리아(WWW.LYCOS.CO.KR)의 구호다. 엄정화를 데려오고 털까지 깎아준 개가 이번에는 건장한 청년을 등에 태우고 난리다. 마지막으로 들려오는 목소리. 『즐겁지 않으면 인터넷이 아닙니다.』
왜 라이코스코리아가 이런 구호를 사용했을까. 이 회사의 오영규 마케팅 부장은 『같은 포털 회사인 야후는 검색, 다음은 메일이라는 대표주자가 있었다. 그러나 라이코스하면 떠올릴만한게 약했다. 그래서 내세운 것이 엔터테인먼트다』라고 말한다. 이 회사의 전략은 맞아떨어졌다.
구호는 괜히 멋으로 내건 것이 아니다. 구호는 전략이다. 그 회사가 나아가야 할 목표를 상징한다. 구호는 가장 근본적인 마케팅 수단이기도 하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한마디로 회사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어떻게든 튀어야 하는 인터넷 업계에서 잘 만든 구호는 뛰어난 CEO만큼 중요하다.
잘 만든 구호로 꼽히는 것중 하나가 「선영아 사랑해」로 잘 알려진 마이클럽닷컴의 「여성인터넷」이다. 그동안 사이버 공간에서 소외당했던 여성의 자존심을 한순간에 살린 이 구호로 마이클럽닷컴은 단숨에 여성 포털의 강자로 떠올랐다. 네티즌인 이윤정(25·직장인) 씨는 『여성인터넷이라는 말을 듣는 순간 꼭 한번 들어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톡톡 튀는 인터넷 기업의 구호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옥션플러스( WWW.AUCTIONPLUS.CO.KR) 의 「돈버는 커뮤니티」는 말그대로 커뮤니티 활동과 돈을 결합시킨 것. 사이버 동호회 안에서 경매를 할 수 있는 「커뮤니티 경매」코너를 운영하면서 이 구호를 내걸었다.
배움닷컴(WWW.BAEOO.COM)의 「사이버교육 백화점」도 이해하기 쉬운 구호다. 온라인교육업체인 이 회사는 이름만으로도 교육 업체임을 알 수 있다. 모두 564개 강좌를 갖고 있다.
와옥션(WWW.WAAUCTION.COM)의 「거꾸로 보는 인터넷 세상」도 재미있다.
이 회사는 자사의 구호가 고정관념을 깨는 새로운 발상에서 태어난 사이트를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기존 경매 방식과 반대로 소비자가 먼저 사려는 품목을 제시하면 공급자가 경쟁적으로 가격을 낮추는 역경매 방식을 최초로 도입했다.
엑스퍼트나 디지털 대성은 이해하기 쉬운 구호를 갖고 있다. 엑스퍼트(XPERT)는 영어 그대로 「전문가 사이트」. 300여명의 각 분야 전문가들이 자신들의 사이트를 운영하여 네티즌에게 정보를 제공한다. 디지털대성은 36년 전통의 입시 명문 학원이라는 이미지를 살려 「사이버 입시 전문 학원」이라는 구호를 내걸었다.
/김상연기자DREAM@SED.CO.KR입력시간 2000/09/07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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